우리는 왜 기대와 실망 속에서 살아갈까
사랑이란 뭘까?
스승의 날인 오늘, 고등학교 선생님께 카톡을 드렸다. 이전 카톡 기록을 보니 정확히 작년 스승의 날이다.
내 고등학교 시절을 아름답게 추억하도록 해주신 멋진 분이시다. 마음이 따뜻하시고 정말 좋은 분이라서 많이 배우고 많이 본받았다. 꼭 저런 어른이 되어야지,라고 생각했고 지금도 여전히 그 생각엔 변함이 없다.
나는 이런 선생님을 존경하고 사랑한다. 자주 연락을 못 드리고 뵌지도 오래되었지만 나의 이 감정은 진심에서 우러나온 사랑이 맞다. 이렇게 스승과 제자는 이렇게도 서로 사랑할 수 있다.
그런데 우리는 왜 연인 간의 사랑에 있어서는 끝없는 기대와 수많은 실망을 할까?
사랑이라는 이름 아래 많은 것을 주고, 많은 것을 바란다. 기대는 실망으로 이어지고, 사랑은 금방 빛이 바랜다. 그 누구보다 사랑했던 사이가 곧 그 누구보다 미워하는 사이로 변한다. 왜 '연인'이라는 관계는 적당한 거리를 두고 사랑할 수 없는지 문득 궁금해진다. 일정한 거리를 두면 참 오래도록 사랑할 수 있을 텐데. 그러지 못하는 인간의 본능이 조금은 미워진다.
사랑의 형태에 대해 생각이 많아진다. 부모님의 대가 없는 사랑, 사제간의 존경과 응원의 사랑, 친구 간의 애틋한 사랑. 그리고 감히 형용할 수 없는 연인 간의 사랑. 우리는 연인 간의 사랑을 가장 가깝고 뜨겁게 여기지만 그것이 가장 온전한 사랑인지는 잘 모르겠다.
언제 어디서나 마음 한편에 두고 떠올리며 미소 지을 수 있는 사랑도 정말 예쁜 사랑이다.
지나온 시간들을 함께 해준 친구들과 선생님이 고마워지는 날이다. 뜨겁진 않지만 언제나 따뜻한 사랑에서 살아가고 있다. 기대도, 실망도 하지 않는 지금 나의 삶이 어쩌면 가장 행복할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