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움의 자세 : 일상 (2)
여름방학동안 한국에 들어와서 부모님과 강원도에서 쉴 수 있는 기회가 있었습니다. 부모님의 건강관리를 위해서 강원도에서 지내게 되었습니다. 아무래도 부모님과 함께 있다 보니 가끔 부모님의 손님들이 강원도까지 찾아오시기도 하는데 저는 아직 이런 자리들이 불편합니다. 얼굴만 몇 번 뵈었던 어른들과 식사를 하면 여간 불편한 게 아닙니다. 식사자리에서 어떻게 행동해야 할지 모르겠고 그냥 불편한 마음만 앞서게 됩니다. 물론 저에게 그렇게 큰 관심은 없으시겠지만 그냥 그 자리에 함께 하는 것 자체로 불편합니다. 과연 어떤 대학생이 이 상황에서 편하게 밥만 먹을 수 있을까요.
그런 자리들중 하루는 점심을 먹고 카페를 갔습니다. 다같이 대화를 하시면서 자엽스럽게 카페에 있는 시간이 길어지고 저는 따로 앉아 있다가 대화가 너무 길어져서 차에서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대화는 계속 길어졌고 저는 그저 빨리 숙소로 돌아가고 싶었지만 부모님은 제 마음을 아시는지 모르는지 자리를 옮겨 저녁까지 먹으러 가게 되었습니다. 저에게는 절망적인 순간이었죠. 점심 한 끼 먹는것도 불편한데 점심 - 카페 - 저녁까지 하루를 풀코스로 어른들과 동행하게 되었으니까요.
솔직히 너무 답답했지만 최대한 티를 내지 않고 이 불편함을 어떻게 숨겨야 하나 열심히 리액션을 하고 포커페이스를 유지하던 중 한 가지 생각이 떠올랐습니다. 상황은 바꿀 수 없지만 나의 태도는 바꿀 수 있다는 것. 당연하게도 불편한 자리를 바로 편한 자리로 바꿀 수는 없습니다. 제가 할 수 있는 것은 듣는 것. 그렇다면 불편하게 느껴지는 자리에서 어떤 식으로 내 태도와 생각을 바꾸어야 할까라고 고민을 했습니다. 어른들은 인생의 선배들이 아니겠습니까? 물론 저의 인생과 다른 방향이겠지만 그래도 다양한 경험을 하셨기에 얘기하시는 것을 주의 깊게 들으면서 제가 배울 수 있는 것을 건져보겠다는 마음가짐으로 자리에 있었습니다.
물론 제가 주체가 되는 모임이 아니기에, 모든 얘기에 공감이 되고 배울만한 얘기는 아니었지만 집중해서 듣다 보니 한 가지를 간접적으로 경험했습니다. 절망스러울 때, 불만스러울 때 그 감정들에 집중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가진 것을 감사하며 관점을 바꾸는게 필요하다는 것이었죠. 계속 대화를 듣다보니 저도 모르게 끄덕이며 리액션을 하게 되었고, 어쩌다보니 부모님도 잘 챙겨드리고 어른들 얘기도 잘 듣는 젊은이가 되어있었습니다. 의도하지 않았지만 어른들께서 식사를 마치시고 귀가를 하시기 전에 이쁘다면서 용돈도 쥐어주셨습니다.
단순히 용돈을 받아서 추억이 미화된 것은 아닙니다. 그렇게 보일 수 있지만 저는 용돈을 생각하지 못했고 저의 상황은 바꿀 수 없기에 저의 태도를 긍정적이게 바꾸고 긍정적인 결과를 이끌어 냈을 뿐입니다. 어른들과의 자리에서 저는 크게 뭐를 할 필요 없이 잘 듣고 거기서 스스로가 배울 수 있는 것을 잘 뽑아내는 것이 좋은 경험이 될 수 있구나라는 것 또한 배우며 이 하루를 정리했습니다.
다양한 상황 속에서 저의 태도가 기분과 마음을 바꾸듯이 태도들을 의식해서 고치고, 다양함 속에서 배울 수 있는 자세를 연습하기로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