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다 도쿄~~

배움의 자세 : 여행 (3)

by 예준

일본 도쿄로 4박 5일 여행을 다녀온 적이 있습니다. 군대 후임이었던 동갑내기 친구와 무작정 일본으로 떠나기로 했고 저희는 비행기와 숙소만 예약한 뒤 아무것도 계획하지 않았습니다. 둘의 엠비티아이는 J로 끝나긴 하지만 둘 다 여행을 할 때에는 세세한 계획을 세우지 않는 편입니다. 낭만과 우연에 기대어서 경험할 수 있는 것으로 여행을 구성하는 편입니다. 블로그나 SNS를 찾아보면 남들이 세워둔 깔끔한 계획들과 동선의 유혹이 넘쳐나긴 합니다. 하지만 그렇게 여행을 하다 보면 저만의 온전한 경험을 찾을 수 없고 그저 남이 세워놓은, 남들이 따라가는 동일한 경험을 하고 싶지 않아서 저는 전체적인 큰 틀만 찾은 뒤 그냥 돌아다녔습니다.


다행히도 같이 간 친구도 같은 여행 철학을 가지고 있어서 서로 가보고 싶은 곳만 정한 뒤 일단 숙소에서 출발을 했습니다. 시부야, 신주쿠, 아사쿠사 등 지역을 나누고 난 뒤, 관광지를 찾아보지 않고 발길이 가는 데로 가기 시작했고 다양하고 좋은 구경들을 하면서 다녔습니다. 관광지에서 무엇을 보아야 하는지는 하나도 찾아보지 않고 이쁜 곳이 보이면 사진을 찍고 발길이 가는 곳으로 걸어 다니며 밥도 분위기가 마음에 드는 식당에 들어가서 먹었습니다.


여행 중 가장 기억에 남은 것은 마지막 밤에 우에노 역 시장에서 만난 재외국인 형님 한분이랑 한국인 형 한 분이셨습니다. 한분은 일본 직장에 다니시고 한국 형은 저희보다 8살이 많으셨는데 일본어를 배우고 일본에서 일을 하고 싶어서 서로 언어교환을 하며 다져진 관계라고 하셨습니다.


처음 보는 신기한 관계를 만나서 이런저런 얘기를 하면서 많은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습니다. 그중에 인상 깊었던 얘기는 한국형이 해주신 말이었습니다. "우리의 경험이 무조건 좋지는 않을 수 있다. 하지만 내가 생각했던 것처럼 일본에 와서도 한국인들이 많이 가는 흔히 말하는 '성공'할 수 있는 여행 루트를 버려두고 로컬 감성과 문화를 즐기려고 일본어도 못하는 둘이서 용감하게 돌아다닌 게 정말 부럽다"라고 하셨습니다. 자기가 이제야 깨닫고 다양한 경험들을 따라가기 위해서 일본어를 배우고 도전을 하지만, 저희는 상대적으로 어린 나이에 경험의 중요성을 깨닫고 실천을 하는 게 부럽다고 하셨습니다.


이 말을 듣고 나니 저는 무언가 인정받았다는 사실에 기분이 좋기도 했지만, 거기서 뚜렷하게 배운 점은 이 형은 대기업에 다니면서 본인의 꿈을 찾아 도전하고, 도전을 행동으로 옮기며 자신의 경험에 빗대어 저희에게 진심 어린 충고를 해준 제가 바라던 어른의 모습이었습니다. 상대방을 존중하는 게 그분의 언어에서 보였고, 대화의 여운은 아직까지도 이어집니다. 일본에서의 다양한 추억이 있지만 길고 진하게 남는 추억은 우에노의 마지막 밤일 것입니다. 이렇게 여행지에서도 다양한 인연을 통해 배울 수 있고, 그분처럼 모두에게 배울 수 있는 그리고 배우려고 하는 자세가 성장으로 이끄는 힘이 된다고 저는 믿습니다.


여행을 통해서의 경험으로 시선이 넓어지길 바라고 이 경험들이 배움으로 이어져야 하고 배움은 실천으로 이어집니다. 배운 것을 문자 그래도 적용하기보단 온전히 본인만의 것으로 소화하는 능력 또한 중요합니다. 아무리 좋은 조언이나 배움이라도 남이 경험한 것이 온전히 저의 것이 될 수는 없기 때문입니다. 여러분도 여행을 하게 된다면 꼭 기록을 해두고 남는 것이 무엇인지 고민해 봤으면 좋겠습니다.


일본에서 만난 우연이 인연이 되길 바라며 도쿄 여행을 마무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