졸업식에 엄마가 쓰는 편지
원장님,
OO이가 막상 졸업을 한다니 처음 원장님과 인터뷰하던 생각이 가장 많이 나네요. ‘여기는 왜 결원이 있냐, 원장님 교육관은 무어냐’ 당돌하면서도 뾰족하게 질문을 제가 쏟아냈었죠. 잘 보이려는 답변보다 있는 그대로 솔직하게 말씀하시는 원장님 모습이 무엇보다 믿음이 갔어요.
저희 아이가 소리 내서 웃는다고 한 것이 아마 어린이집을 보내고 6개월이 지나서였을 겁니다. 어린이집에 가기 싫다고 울고, 어느 날은 즐겁게 가다가, 또 가기 싫다는 때가 찾아와도, ‘혹시나 어린이집에서 불미스러운 일이 생긴 것은 아닐까’ 단 한 번의 의심도 없이 원장님을 믿고, 어린이집을 믿고 3년을 지냈습니다.
선생님들이 근무하실 때 아이들이 예쁜 것도 예쁜 것이지만, 동료 선생님들과의 유대도 중요한데, 원장님은 그 두 가지를 모두 다 잘 해내시는 참 따뜻한 분이신 것 같아요. 선생님들이 다니고 싶은 어린이집을 만들어주신 것 같아 그마저도 감사드립니다.
코로나와 함께 OO이 어린이집 생활이 시작되고, 가장 막내로 오랜 시간 동안 선생님들의 보살핌을 받으며 어린이집을 다녔어요. 그런 OO이가 졸업한다면 모두 눈물이 날 것 같다는 선생님들 이야기를 전해 들으며, 얼마만큼의 큰 사랑으로 길러주셨는지 짐작해보았습니다.
때론 엄마보다 제 아이를 더 믿고 응원하고 지지해주신 순간순간들을 잊지 않겠습니다. OO이가 첫째라, 서툰 엄마에게, 원장님 말씀이 아이를 기르는데 길잡이가 되었어요.
졸업이 무언지, 이별하는 것이 무언지 알지 못하는 천진한 아이 대신 엄마가 무척 서운하고 아쉬운 하루가 될 것 같습니다.
날려 보내기 위해 새들을 키웁니다.
언제고 아이들이 성장해서 이별하는 날을 직감하며 눈으로 마음으로 아이들 모습을 차곡차곡 담았을
선생님 마음에도 깊은 위로를 보냅니다.
OO엄마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