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 8월
2020. 08.02
비가 조금 그치고 고양이는 잠을 잔다
시간이 잠시 멈춘 자정 너머로 고요가 다시 찾아와 옆을 청한다
좋다
얼마나 오랜 만인가
너를 만나게
세상이 잠시 너와 나를 위해 자리를 비워준다
풀벌레 소리마저 재우고 깊은 잠 자는 숨소리도 재우고
난 이런 시간마다 십촉 등을 왼쪽 어깨 위에 달고 항해를 했지
오동나무 책상을 타고
그 때 닥터 지바고도 만나고 까라마조프 형제도 만나고 죄와 벌도 만나고
내가 영영 그 배를 놓친 듯했데 갑자기 오늘밤 그 배를 타고 있네
내가 깨어나면 탈 수 있는 배인가봐.
나는 다시 파스칼 키냐르를 만난다.
커피를 안 마신 지 나흘째다. 몸의 수분을 뺏아간다는 말에 잠시 멈춘 것이다. 대신 물과 플로폴리스를 마신다. 몸의 염증을 없애기 위해서다. 녹즙기를 다시 써야겠다.
고양이는 눈도 못 뜰 정도로 깊은 잠을 잔다. 몸을 길게 늘어뜨린 채, 만져도 깨기 귀찮은 듯 실눈을 떴다 감는다.
190쪽 예술 작품은 모두가 이 기원의 언어, 즉 과거가 된 세계이다. 작품의 보호는 과거의 보호, 성의 쾌락의 보호, 문자 언어의 보호, 예술의 보호와 별개가 아니다.
예술은 시간의 어떤 명령에도 따르지 않는다. 시간 그 자체처럼 방향성도 지니지 않는다.
진보도, 자산도, 영원도, 장소도, 중심도, 수도도, 전선도 없다.
시간이 범람할 때 드러나는 신간의 모래땅.
자유로운 지역이라기보다는 초월된 지역.
계속해서 해방도니 지역. 늘어나는 땅에서,밀물이 그렇게 하듯, 귾이없이 해방시켜야 할 모래땅.
195쪽 시간의 모래땅은 이 세상 어딘가에 있을 것이다.
옛날과 죽음 사이에 있다.는 나루미에게 보내는 편지에 이렇게 썼다.
“조수가 드러낸
실날같은 모래땅 길을
나는 서둘러 달려가오.“
196쪽
최초인시간, 첫 번째인 시간, 마지막인 시간, 우울한 시간, 소멸하는 것인 시간, 이런 시간은 인간 사회에만 존재하낟.
옛날, 충동, 본능적 몸짓, 땅파기, 뛰어오르기, 날기, 동물들은 엣날을 인식하지 않으면서도 존재한다.
모든 동물의 얼굴에는 나이를 먹은 무언가각 있다. 옛날의 기색.
봄이라는 시기는 인간이 고안해낸 것이다.
청춘 남녀에게 아름다움으로 발현되는 봄, 그것은 인간이 만들어낸 것이다.
237쪽
사랑을 어렵게 만드는 요소들이 있지요. 개인과 사회간의 갈등이 있ㄴ늑 k하면 개인간의 갈등, 혹은 각 개인 내부의 갈등도 있습니다.
나 역시 내 작품에 나오는 것과 같이 첫눈에 서로 강렬한 사랑에 빠진 경험은 하지 못했어요. 그런 우리는 그런 사랑을 꿈꿉니다. 나는 사랑에서는 강렬한 소통이 가능하다고 믿고 있어요. 또한 비단 남자와 여자만이 첫눈에 반하는 것은 아닙니다. 동물들 역시 서로 매혹을 느낄 수 있지요. 음식이나 장소에 매료되는 경우도 있어요. 예컨대 나는 지금 우리가 앉아있는 이 집에 처음 들어서는 순간 내 마음을 사로잡은 무언가를 즉시 알아차렸지요.
238쪽
『은밀한 생』의 네미가 소리내지 않고 피아노를 연주하는 방식으로 읽어주기를 바라는 저자의 주문이라고 생각했거든요. 제목을 붙이지 않은 이유를 설명해주시겠습니까?
키냐르: 참으로 암다우누 이미지로군요. 내가 의도헸던 것보다 아름답습니다. 제목을 붙이거나 붙이지 않은 이유는 이렇숩니다.
『마지막 왕국』에 속하는 책들에서 나는, 아무도 이해하지 못해도 내게는 중요한 시도를 하고 있습니다. 서로 어울리지 않는 잡다한 삿리들, 전혀 다른 시간들, 매우 신기한 이야기들을 모아 하나의 흐름으로 융합시키는 것이지요. 글을 쓸 때 나는 액체가 지닌 것과 같은 유동성과 연속성을 담지하기 위해 무척 고심합니다. ‘최초의 왕국’이나 심지어‘옛날’에 도달학 ㅣ위해서는 유연한 흐름이 반드시 필요하니까요. 장장 사이, 장면들 사이, 사실과 허구 사이에 흐름을 방해하는 무엇이 있으면 안되는 거지요. 그래서 나는 인용을 하면서도 인용 부호를 붙이지 않거나 내 마음대로 정정하곤 합니다. 글에 융합된 느낌을 주기 위해서 말이지요. 때로 제목이 없어지는 것도 마차나가지의 이유에서입니다. 내게는 늘 강이 필요해요. 흐르는 강물을 보며 작업을 합니다. 나는 내가 쓰는 글이, 비록 단장 형식을 취하고 있지만, 저 강물처럼융합되어 흐르기를 바랍니다.
선생님의 책 중에서 두 권을 고르라면 『섹스와 공포』『은밀한 생』 동화 『혀 끝에 맴도는 이름』
『떠도는 그림자들』 책을 덮었다. 우선 쓰다만 논문을 정리하고 책에 집중하려고 한다. 세 권의 논문을 더 읽어야 하고 교과서에 나오는 문법요소 찾기(교과서 담화문에서)
27쪽
아무도 자신의 그림자를 뛰어넘지 못한다.
아무도 자신의 근원을 뛰어넘지 못한다
아무도 제 어머니의 음문을 뛰어넘지 못한다
51족 모든 사람은 마치 갓 태어난 것처럼 삶에서 벗어난다.
2020.8월 3일 월요일
오전 수업 5일 독서지도 5일 방학 중 이 주 간 할 일이다.
논문을 보니 참 많이도 썼긴 썼다. 학교에서 담화내용을 할 수 있는 말하기 지도와 관련된 문법을 써야한다. 이전 주 내로 하고 말하기 능력 신장을 위한 논문 중 문법과 관련된 내용을 더 찾아야겠다. 이 부분이 약해서 논문 지도 교수님께서 체계적으로 조사하라고 한 것 같다.
김륭의 『살구나무에 살구나무 열리고』를 읽는다.
더 집중해서 해야한다.
김언희 선생님의 “고독”앞에서 멈췄다. 난 그 구절을 찾지 못했다. ‘가지 못했을 수도 있는 곳에 도달하지 않을 수 없게 된 ’을 찾으러 다녀야 된다. 파스칼 케냐르의 작품 속에 숨어 있다.
또하나의 고: 독
- before
김언희『GG』
소금 구덩이 속의 염소 같던 고독, 말을 하면 할
수록 말이 안 나오던 고독, 목구멍 깊숙이 허여 소
금 산이 빛나던 고독, 문고리에 목을 걸고 수음을
하던 고독, 목을 졸라 주지 않으면, 수음조차도 할
수 없었던 고독, 시 같은 건 개나 주라지, 머리와 따
로 노는 가발을 쓰고, 이건 19禁이 아냐, 사람禁이
야. 읽는 데 십 팔년, 잊는 데도 십 팔년, 갈깔거리
던 고독, 성령의 비둘기가 전전이 똥을 깔겨 축성해
주던 고독, 시뻘건 대낮에 헛씹을 하고, 소문난 헛
제사밥을 나눠 먹던 고독, 그것이 인생 마지막 섹스
인 중도 몰랐던 고독, 사내란 십중팔구가 지뢰 아닐
까, 오밤중에 문자 보내던 고독, 눈을 감으면 보
이는 것 때문에 눈을 감을 수가 없어, 걸쭉한 고깃
국물 같은 안개 속에서 등을 돌리던 고독, 윤곽도
형체도 없이 뿌우연 안개로 풀어지던 고독, 꿈에 본
고독, 자신의 두개골을 깨진 화분처럼 옆구리에 끼
고 서 있던 고독, 죽기도 전에 GG, 두 음절로 본인
의 부음 먼저 전한 고독, 가지 못했을 수도 있는 곳
에 도달하지 않을 수 없게 된고독, 입을 봉투처럼
벌리고 5만 원짜리 한 장을 받아먹는 고독, 이제 나
와는 계산이 끝난 고독,
2020년 8얼 8일
북천이병주문학관 다녀오다
15일 두류한국어학회 학술회 사전 답사를 다녀오다
비가 내리기 시작하는 도로 위로
새털 하나 내려앉는다
가화천이 넘칠 듯 불이 불어났다. 남강댐에서 사천 바다
쪽으로 방류를 시작하면 물이 더 많아 질 것이다.
아침 만조기여서 물은 빠지기보다 바다의 저항을 뜷지 못할 것이다.
역류하면 물의 기운은 더 거세질 것이다
차 문을 못 열 정도롤 거세게 비가 오다가
또 넓적한 토란잎을 간질이는 비로 바뀌고 만다
섬진강이 얼마나 넘칠 것인지 걱정했다 우연히 만난 김남호 선생님과 최영욱 선생님
답사로 갔지만 글 쓰는 분들과의 만남이 되었다
2020.08.12. 수요일
치원이 할머니께서 돌아가셨다는 소식. 오늘 점 심때 문상
파스칼 키냐르의 소설
『빌라 아말리아』를 꺼집어 냈다. 김륭의 시집『살구나무에 살구나무 열리고』는 너무 치렁치렁 자기 감정을 끌어올리고 있어 읽기가 편치 않았다. 작가를 어렸을 때 만난 적이 있기 때문에 더 그럴 것이다. 하지만 곧 읽게 되겠지.다시 시작해야겠ek. 논문은 겨울방학으로 미룬다. 소설을 읽으면 문장력이 길러진다.
2020.8.22. 토요일 2시 35분
빌라 아말리아 305쪽
걸음을 걸을 때마다 마지막으로 떨어진 따ᆞ갈간 낙엽들이 검게 변새ᅟ객되어 바닥에서 뒹굴다가 바스락 소리를 냈다.
장자의 고향 주우국 허닌성의 상추 은밀한 생에 반영
J.D 샐린저의 아홉가지 이야기를 펼친다.
호밀밭의 파수꾼 작가
2020년 8월 27일
휘이이이
태풍이 지나가는 소리
김이듬을 읽다가 빅토리아 터가레바의 <티끌같은 나>를 시작했다. 토지문학제 사화집에 두 편의 시를 보냈다.
16 슬픔에 잠긴 전차는 거리 이곳저곳을 부드럽게 미끄러지듯 돌았고, 어느덧 땅거미 속으로 스며들었다. 모스크바 곳곳이 불을 환하게 밝혔다.
18 인노켄치는 글을 쓰면서 새 삶을 시작한 것만 같은 생각이 들었다.
회상은 현실보다 더 강렬할 때가 있으니까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