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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점선 Sep 06. 2024

일기

21년 10월

21년 10월 01일 금요일

철학자의 거리가 있는 독일 페테르부르크 성을 걸어서 오를 때

지나가는 이웃집 아주머니는

마치 어제 다시 만난 사람처럼 밝게 인사를 한다

움추렸던 가지에서 1월에 벚꽃이 피는 마을이었다

한 방에 자면서 싸운 자매는 

3달이 지나도 말을 안하고 살기도 했다

40년을 같이 살아도

눈 인사한번 안 하고 사는 가족도 있다

먼 독일 페테르부르크 성 아랫마을 아주머니는

오늘 다시 만난 사람처럼 인사를 한다

성에는 1월에 풀이 초록융단처럼 깔려 있었다

철학자의 거리를 걷다보면 포도밭이 있고

누구에게나 친숙한 높이로 반기고

나의 키아느 리브스 다시 시작해요

언제나 싹 틀 준비는 되어있는 포도의 뿌리

이렇게 살다보니 생명의 씨앗이 어디 쯤에 묻혀있었지

가물가물 해진다 남은 시간도 얼마없는데     

리스본행 야간열차를 타기 전에 먼저 노란버스를 탔다   

       

2021년 10월 2일 화요일     

몸 이 큰 이팝나무가 시작되는 마을

비 오면 논에서 무리지어 물이 넘치고

끊임없이 땅을 쪼던 장닭들과           

산길을 운전해오는데

주먹만한 애기 꿩 몇 마리 이끌고

도로를 건너는 동안

벌 한 마리가 교실로 날아들어

소동을 벌이고 창문으로 겨우

빠져 나가는 동안 

콜타르로 메운 아스팔트를 뚫고

매꽃이 못 다한 이야기를 하는 동안

철늦은 나비 한 마리 꽃잎을 찾지 못하고

마른 풀 끝에 날개를 찢기는 동안

끝과 끝을 봉합하기 위해

바늘 귀를 찾는 동안

하루는 아직 잘 곳을 찾지 못했다

불안정한 잠은 늘 오지를 불렀고

잠은 어설펐고 빠져나오는데 하루가 걸렸다

물을 많이 마셔도 소변은 자꾸 마르고

좁아진 혈관속으로는 이른 새벽에 돋는 

한 줄기 광선을 밀어넣어야 하는데

아침이면 잠이 쏟아진다     

          

2021년 10월 3일 일요일     

이 동네 이름은 세화니까          

제주에 흔 한 풀잎 대하듯 대할 거야     

바로 내가 울게 되는 지점     

메밀이 물기를 털 때          

등에 따뜻한 손 얹어 줄 소년도 없이

비를 맞으며 들판을 돌아다녔다

스위스 산 바람도 불어주지 않는데

큰 딸처럼 줄에서 빠져나와

벌레 흉내를 냈다

헤어진 남자도 없으면서 

라라가 되었다 라라라라라

닥터 지바고는 이렇게 불렀지

또냐의 사랑스러운 달을 안고 있으면서도

시베리아 야간 열차를 타고 이송당할 때도

피투성이 군인을 치료하고 간이침대에 

반듯하게 누었을 때도

나도 누군가를 생각하는 생을 마감하고 싶다

절절해서 죽음을 나눌 줄 아는 관계

오려두기          

나는 바로 보이지 않는 골목이 좋아 

골목이 되었다

막힌 담장이면서 막힌 출구가 되는 골목

돌아오고 또 돌아가도 골목입구였다

녹슨 자전거 바퀴살에 거미줄이 

오후 햇살을 쳤다

걸리는 건 우울한 공복이었다

불 없는 아궁이에 감자싹이 돋고

마른 종지에 간장 자국에서 희게 빛나는 소금기     

가만 두면 물질은 원래의 본성으로 돌아가려는 성질이 있다     

흔한 풀잎 대하듯 나를 세워두면 

나는 언젠가 창이될 거야

강가의 대나무 숲에서 말한다      

아무것도 되지 않으려는 노력이

도리어 해가 되었다     

걸림이 없어서 무엇이든 걸쳐도 어울렸다

바람의 형제처럼 가혹하기까지 했다

닿았는데 사라지는 나비같은 존재였다

보이지 않는데 느낌이 있는 이 기분은 뭘까

네가 평생 오지 않았는데

염두에 두는 너 같다

보이지 않는 향기는 먼 데 숨어 있다     

     

2021년 10월 4일 월요일     

<<타이탄의 도구들.>

103쪽      

케이시는 위대한 현자 벤저민 플랭크린의 다음과 같은 탁월한 조언을 등 불 삼아 따라간 사람일 것이다. ‘죽어서 육신이 썩자마자 사람들에게 잊히고 싶지 않다면, 읽을 만한 가치가 있는 글을 쓰든지, 글로 남길 만한 가치가 있는 일을 하라.’

102쪽 ‘타인이 아니라 나에게 중요한 일을따라 가라’

19는 위험한 숫자일 뿐이야          

10살 때 사돈 창고방에 세들어 살 때 입구에 연탄을 쌓아놓고 아궁이가 

늘 입을 열고 19구공탄 구멍에서 다 못 몰아낸 악다구니를 쏟아낼 때 

못 견딘 식구들이 죄다 눈쌓인 사돈집 마당에 놀부러 졌을 때 우선

동치미국물로도 정신이 든 나머지는 사돈 집 마루바닥에 눕히고 끝내 

정신이 안드는 어머니와 동생은 병원에 실려가는 겨울 밤에 

햇살이 드는 아랫채로 이사를 했다 죽을뻔한 목숨값 전어를 굽고

시례기국을 끓이고 이층엔 하숙을 치고 담장아래엔 장미 밭이 있고

장미 밭엔 나비들이 날아들고 외삼촌, 육촌오빠, 외삼촌의 사촌까지

어머니의 하숙집은 ‘일가친척’이라는 ‘인드라망’을 치고. 이층 올라가는

세멘트 계단 옆 지붕 끝에는 거미줄이 나비를 낚기 위해 더 길게 줄을 

엮어 나가고 비 그친 오후면 빗망울도 하나 걸려 휘청이는 거미줄 늘 

도망가던 만화방에서 인간의 한계를 뛰어넘는 인간을 보고 허기를 

채우던 아이의 정신 세계에는 19개의 구멍난 기억뿐이야       

        

2021년 10월 11일     

12일      

13일 공개수업     

『타이탄의 도구들』

321쪽

이곳에서는 의무 때문에 방해 받지 않을 수 있다. TV도 없고 이메일을 확인하려면 차를타고 도서관으로 가야 한다. 일주일 동안 아무도 만나지 않을 수 있다. 미나리아재비, 노린재, 별을 바라본다. 책읽을 시간도 많다. 그릭 hauc 달 만에 처음으로 제대로 된 글을 썼다. 세상에 몰입핮 ㅣ않은채로 글의 소재를 찾기는 힘들지만, 세상에서 벗어나지 않으면 소재에 대해 깊이 생각해 보고 가장 잘 표현할 수 있는 방법을 찾을 수없다.      

323쪽 10행 

신잉인간에 대한 벌로 ‘노동’을 만들었다는 사실을 잊은 채 노동을 ‘미덕’으로 왜곡한 것은 청교도들이었다.           

소설 『유년기의 끝』     

소머의 답장326쪽     

우릭 ㅏ좌절감, 초조함, 조급함을 극복하는 비결은 간단합니다. 일터에 가서 일을 하고, 집에 가서 휴식을 취하는 것입니다. 그러면서 일단 결시을 한 것은 절대 그 생각을 의심하거나, 바구지 않는 것입니다. 타협도 하지 말고요

집중해야 할 대상이 많아져서 집중을하지 못하는상황을 맞았기 때문입니다.     

329 프로처럼 배우고, 예술가처러 깨뜨려라 – 파블로 피카소     

즐겨라 – 어떻게 살지 라는물음에 대한 답     

1행     

이 책을 쓰다가 늦은 밤이 찾아오면 30분 정도 따뜻한 욕조에 등을 대고는 창밖 나무 사이로 드리워진 별을 바라보앗다. 전구가 하나뿐인 희미한 욕실안에서 월트 휘트먼의 『풀잎』, 오이겐 헤리겔의『활쏘기의 선』     

212 세이가 요즘 붙들고 있는 클리셰는 ‘우리는 언젠가 죽는다. 는 사실을 떠올리며 마음을 다스린다.      


2021년 10월 16일 토요일      

『불공정 사회』를 읽기 시작했다.

22쪽 14행 법이 정구너의 수단이 되면 법ㅊ치주의를 위협하고 모든 사람에게 공정하게 적용되는 헌법에 기반하면 정권을 견제해야 한다.      

2021년 10월 21일 목요일      

일이 점점 밀리고 있다.

이틀간은 학교 일을 정리 잘 하고 토,일요일 여적암 다음주는 다비치 회원들과 논다.

주중에 열공해야겠다.   

   

2021년 10월 26일 화요일     

10월도 며칠 남지 않았다. 어제 독감 예방 접종을 하였다.      


2021년 10월 27일 수요일

습기가 느껴지는 날이다. 기온이 내려가는 시기에 비는 추위를 더 뼛속까지 느끼게 한다.     


2021년 10월 31일 일요일

새벽 3시 48분 잠이 깨어 이진우의 <,불공정사회>>를 마저 읽었다.

어제는 망경빵집에서 곽교수님, 숙향, 영남, 임회장 정임 선생님과 모임. 빵을 사서 ㅁㄹ경살로이라는 칫집에서 커피 마심. 초콜릿 공장인데 좀 시끄럽게 이야기 나눔.

송신탑까지 올라갔다가 내려왔다.

다시 오고 싶은 집이다.

오늘은 운동팀과 관광을 간다.

나는 묵을 준비한다. 파장을 만들고 묵은 씻어 넣어간다. 가서 썰어낼 것이다. 반으로 잘라 넣어가면 되겠다.      

한 권을 읽어도 이야기가 없는 시와 시 한 편에도 이야기가 있는 시가 있다. 김 언의 한 문장괴 김이듬의 마르지않는 티셔츠를 입고가 그렇다       

   

각 행마다 고양이가 있네     

아스팔트를 베고 잠든 고양이를 지나갔다

내장이 터져 버리고 눈물이 말라버린 고양이를 지나갔다

고양이의 내부가 열릴 때 고양이는 저 세상으로 돌아갔다

다시는 이 세상에 오지 않는 고양이를 보면 안다

달려오는 차 앞으로 어슬렁 어슬렁 고양이가 걸어온다

시동이 꺼진 차 밑으로 고양이가 들어간다

능구렁이같은 미끄러운 몸짓으로 고양이가 움직인다

고양이가 담을 기어간다

고양이가 울지 않는다 

고양이가 울지 않는 요즘은 겨울인가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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