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자를 기다리며
손자의 출산일을 한 달 앞두고 며느리를 보고 왔다. 결혼 때 보낸 면으로 기저귀를 만들어 씻어 놓고 애기 침대며 여러 가지 용품이 집안에 가득했다. 젖병 소독기, 유모차 외에 용품들이 침대 안에 가득 담겨져 있었다.
그 중에서 너무나 이쁘고 앙증맞은 털신이 있었다. 친구가 손으로 직접 짠 신발이란다. 너무 귀여어서 얼른 발에 신켜보고 싶은 마음이었다. 며느리가 학교를 다니는 바쁜 와중에 친정어머니가 만들어 준 천 귀저귀를 깨끗하게 개어놓은 걸 보니 여러가지 신경을 많이 쓰고 있다는 것이 느껴졌다. 얼마나 긴장되고 걱정되고 기대될까? 덕둥이는 태명이다. 산부인과도 규칙적으로 다니면서 조심했는데 얼마전에는 임당 때문에 음식을 조절하면서 힘든 시간을 보냈다. 운동도 하면서 잘 먹고 일상도 잘 이끌어 가고 있다. 임신 중이지만 대학원 박사 과정 공부와 시댁 일까지 신경을 써 주고 있는 걸 보면 대단하다는 생각이 든다.
이번 나들이도 출산 한달 전 가족 모임도 가진다는 명복도 있지만 이사갈 집 새 가구를 함께 봐 주었다. 이제 구입하면 언제일지 모르지만 끝까지 사용할 가구라 건강과 편리함을 두루 갖춘 것을 찾느라 신경을 썼따. 그리고 책장도 새것으로 맞추어 주었다.
자기 몸도 무거워서 움직이기 불편할 것인데 서울 나들이 온 시어머니와 시누이에게 이태원 경리단길에 있는 스파에서 소울테라피를 받게 해 주었다. 선물로 받은 티켓이 있어 할 수 있었다며 겸손해 했지만 그 속에는 가족을 배려하는 따뜻한 마음이 담겨 있다.
애기 용품을 보니 더욱 손자가 기다려진다. 보고 싶어진다. 서툴게 기저귀는 개어져 있지만 기저귀를 사용해야겠다는 마음을 먹은 것만으로도 고마운 일이다. 나도 이사를 가야하기 때문에 출산 이후에 만날 것인지 그 전에 한 번 더 볼지 모르지만 그 때는 기저귀 개는 법을 알려줘야겠다. 이미 알지도 모르겠다. 손자가 태어나는 일은 세상을 한 번 바꾸는 일이다. 삶의 모습이 한 번 뒤집어 지는 것이다. 며느리에게도 우리에게도 그렇게 다가온다. 얼마나 생각이 많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