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르단의 주말은 금요일 & 토요일

붉은 사막, 요르단에서 살아가기 위한 안내서

by Anwar Kim

요르단은 이슬람교를 국교로 삼고 있는 나라로, 주말의 개념이 한국과는 다소 다르다. 한국에서는 토요일과 일요일이 주말이며, 대부분의 관공서나 기업들도 이틀간 쉬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러나 요르단에서는 금요일과 토요일이 주말로 정해져 있다. 이는 이슬람 문화와 깊은 관련이 있으며, 특히 금요일은 종교적으로 매우 중요한 날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슬람교를 믿는 국가 중에 한국과 동일하게 토/일요일을 주말로 운영하는 국가들도 있다.

`2021년 1월 1일부터 아랍에미레이트(UAE)는 토요일/일요일 주말을 운영하는 서방 및 아시아 국가들 간의 거래하는 일수를 늘리기 위해 기존 금요일/토요일 주말을 토요일과 일요일로 변경하였다.

이슬람 달력.jpg 이슬람 달력

요르단에서 한 주는 일요일부터 시작된다. 즉, 일요일은 한국의 월요일과 같은 개념으로, 한 주의 첫 업무일이다. 따라서 요르단의 공공기관이나 회사들은 일반적으로 일요일부터 목요일 오전까지 근무를 하고, 목요일 오후부터는 대부분의 기관이 업무를 사실상 종료한다. 목요일 오후에 관공서나 은행 등을 방문하면, "오늘은 목요일이라서 일처리가 어렵다"는 말을 자주 듣게 된다. 한국의 기준으로 보면 일주일에 나흘 반, 즉 4일 반만 근무하는 셈이다. 외부인의 입장에서는 다소 답답하게 느껴질 수 있지만, 공무원의 입장에서는 이 같은 시간 운용 방식이 매우 여유롭고 부러운 문화로 다가올 수도 있다.


금요일이 되면 요르단의 사회 전반이 종교적인 분위기로 전환된다. 무슬림 남성들은 대부분 금요일 오전에 모스크에 모여 예배를 드리며, 이맘의 설교를 듣고 기도하는 시간을 갖는다. 한국의 대형 교회처럼 요르단에도 대형 모스크들이 곳곳에 존재하며, 이러한 모스크 주변은 금요일 오전마다 많은 인파와 차량으로 북적거린다. 심지어 모스크 내부에 들어가지 못한 사람들은 인도나 도로 위에까지 자리를 잡고 예배를 드리기도 한다. 이로 인해 특정 지역에서는 금요일 오전마다 심각한 교통 정체가 발생하기도 한다.


한편, 요르단 내에는 기독교인들도 존재하며, 이들은 한국과 마찬가지로 일요일에 예배를 드리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외국인들이 모이는 일부 교회나 단체는 현지 무슬림의 예배일인 금요일에 맞춰 예배를 드리는 경우도 있다. 실제로 요르단에 있는 두 곳의 한인교회 역시 금요일 아침에 예배를 진행하고 있다. 이런 상황은 처음 요르단에 도착했을 때 매우 낯설게 느껴졌다. 수십 년 동안 한국에서 토요일과 일요일을 주말로 보내며 살아왔기 때문에, 목요일 오후가 되자마자 도시 전체가 쉬는 분위기로 전환되는 모습은 적응하기 어려운 문화적 충격 중 하나였다.


요르단의 수도 암만 지역을 제외하고는, 금요일이 되면 모든 대중교통수단이 멈춘다. 유일하게 운행하는 교통수단은 택시뿐인데, 이는 짧은 거리라 하더라도 요금이 버스에 비해 3~4배 이상 비싸다. 따라서 금요일에는 외출을 자제하고, 대부분의 시간을 집에서 보내는 것이 일반적이다. 게다가 많은 가게들도 문을 닫기 때문에 필요한 물건이 있다면 미리 목요일까지 준비를 해두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금요일 하루 동안은 생활에 불편함을 겪을 수 있다.


한국에서는 금요일이 되면 ‘불금’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주말을 앞두고 설레는 분위기가 조성된다. 하지만 요르단에서는 그러한 설렘이 목요일에 나타난다. 목요일 오후가 되면 거리 분위기 자체가 달라지며, 사람들의 표정에서도 주말을 앞둔 들뜬 기운이 느껴진다. 반대로 토요일 저녁이 되면 다시 업무를 준비해야 하는 긴장감이 밀려온다. 이럴 때 한국에 있는 가족이나 친구들과 연락을 하면, 그들은 "내일은 일요일이니까 푹 쉬어"라고 말하곤 한다. 하지만 나는 이미 일요일이 새로운 업무의 시작이라는 사실에 다시 현실로 돌아오게 된다. 이런 상황을 한국 사람들에게 설명하려고 해도, 그들은 주말이 끝나지 않았다는 인식 속에 있기 때문에 쉽게 공감받기 어려운 시간 개념의 차이를 실감하게 된다.


이처럼 요르단에서의 생활은 문화적 차이뿐만 아니라 시간 개념에서도 큰 차이를 보여준다. 금요일에 모든 것이 멈추고, 목요일 오후부터 주말이 시작된다는 이곳의 생활 방식은 처음에는 낯설었지만, 점차 그 안에서 나름의 리듬을 찾아가고 있다. 지금 이곳에서 살아간다는 것은 단지 공간의 이동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시간과 삶의 방식까지도 달라지는 경험임을 실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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