붉은 사막, 요르단에서 살아가기 위한 안내서
“요르단 상공을 가르는 미사일” 6월 13일, 사이렌과 함께 찾아온 새벽의 공습
`2025년 6월 13일, 요르단 전역에 한국의 민방위 훈련 때 울리는 사이렌과 비슷한 경고음이 울려 퍼졌다. 하지만 이번 사이렌은 단순 훈련이 아닌, 실질적인 위협에 대한 경고였다. 이란에서 발사된 미사일들이 요르단 상공을 통과하면서, 공습에 대비하라는 경보였다.
이스라엘과 이란 사이의 고조된 군사 충돌 속에, 요르단 상공은 일방적인 동의하에 양국 간 무력시위의 통로로 사용되고 있다. 내가 거주하는 지역은 요르단 내에서도 가장 안전하다고 평가받는 곳이지만, 이번 미사일 경로에서는 결코 안전하지 않았다. 이란의 미사일은 동쪽에서 서쪽으로 비행했고, 이스라엘의 아이언돔에 의해 작동되는 요격 미사일은 서쪽에서 동쪽으로 비행하며 이란의 미사일을 요르단 상공에서 요격했다.
공습이 시작됐다는 경보음이 울린 직후, 하늘을 가로지르는 미사일의 굉음과 울림의 진동이 창문과 문을 흔들었고, 거리의 차량들은 다급히 자취를 감추었다. 도시는 고요한 긴장감 속에 잠겼다. 잠시 후 공습이 종료됐다는 사이렌이 울렸지만, 몇 시간 뒤 다시 사이렌이 울려 퍼졌다. 새벽까지 이어진 상황 속에서, 언제 어디에 미사일 파편이 떨어질지 알 수 없어 집 마당에서 긴장 속에 밤을 지새웠다. 다행히 이 지역에서는 큰 피해가 발생하지 않았다.
하지만 요르단 북부 도시 이르비드에서는 미사일 파편이 민가와 야산에 낙하하는 사고가 보고되었다. 이스라엘의 방어망에 의해 파괴된 미사일의 잔해는 떨어지는 방향을 알 수 없어 위험 요소로 남아 있다.
공습 여파로 6월 13일 아침부터 차단되었던 항공로는, 이튿날인 6월 14일 오전 7시 30분(현지 기준) 부로 다시 개방되었다. 그러나 중동 지역 특유의 보복 문화 속에서, 이스라엘과 이란 간의 갈등이 언제 다시 격화될지는 예측하기 어렵다.
한편, 요르단 상공에서 이스라엘과 이란의 미사일이 동시에 포착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이스라엘과 레바논 간 무력 충돌이 격화되던 `2024년 10월 1일에도 유사한 상황이 발생했다. 당시 처음으로 상공을 가르는 미사일을 목격한 요르단 시민들과 한국 교민들은 큰 충격과 공포에 휩싸였지만, 이번에는 과거의 경험 덕분인지 상대적으로 차분한 반응을 보였다. 일부 지역에서 미사일 파편이 떨어지는 경험을 이미 한 이들은, 그때보다는 훨씬 담담하게 어젯밤을 견뎌낸 듯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