붉은 사막, 요르단에서 살아가기 위한 안내서
언제부터인지 모르지만, 한국의 인삼이 요르단에서는 조금 특별하고도 묘한 의미로 여겨지고 있다.
한국에 잠시 다녀올 일이 있어 함께 일하는 사람들을 위해 홍삼캔디를 선물로 사 온 적이 있었다. 한국에 잘 다녀왔다는 뜻으로 그들에게 홍삼캔디를 하나씩 나누어 주었다. 그러자 홍삼캔디를 받은 사람들은 모두 함박웃음을 지었다. 한국 돈으로 3,000원 정도밖에 하지 않는 캔디에 이렇게 기뻐하는 이유를 처음에는 이해하지 못했다.
하지만 그들이 선물을 받은 뒤 나누는 대화를 듣고 그 이유를 알게 되었다.
“뭐~ 다들 부인이 있는 관계로, 오늘은 아이를 한 명 만들어야겠군.”
“몸이 갑자기 좋아진 것 같은 기분이 드네.”
이 말을 하며 느끼한 미소를 짓는 그들을 보고 나는 깜짝 놀랐다. 그들은 홍삼캔디를 한국에서 한때 유행했던 남성 발기부전 치료제, 일명 비아그라처럼 생각하고 있었던 것이다. 아마 약효 자체보다는 그들의 믿음이 그렇게 느끼게 만든 것이 아닐까 싶다.
다음 날, 그들은 몸이 어제보다 좋아졌다며 내 앞에서 일부러 캔디를 하나 더 먹었다. 홍삼캔디의 실제 홍삼 함량이 아주 적어 그렇게 큰 효과가 없을 거라고 말하고 싶었지만, 대부분이 교수들이고 미국에서 수십 년씩 거주했던 사람들인지라 굳이 그런 말을 꺼내지는 않았다.
이곳 사람들은 몸을 매우 소중히 여긴다. 건강에 좋다고 알려진 것들을 특히 중요하게 생각한다. 암만에는 수영장과 다양한 시설을 갖춘 고급 피트니스 클럽들이 여럿 있는데, 그 시설 이용료가 매우 비싸다. 그래서 운동을 하고 건강 보조식품을 챙기며 특별히 관리하는 부유층을 제외하면, 일반 사람들 중 상당수는 항상 크고 작은 건강 문제를 호소하곤 한다.
내가 함께 일하는 현지인은 매일 빠짐없이 오메가3와 비타민을 챙겨 먹는다. 그 정성은 참으로 존경스러웠다. 그러나 그의 배는 많이 나와 있었고, 조금만 걸어도 숨소리가 거칠어졌다.
왜 이렇게 자기 몸을 사랑하는 사람이 체중 관리를 못할까 궁금했는데, 함께 초대된 저녁 식사 자리에서 그 이유를 알 수 있었다.
요르단의 저녁 식사는 보통 밤 8시나 9시쯤 시작된다. 기름에 볶은 밥으로 만든 다양한 음식과 고기 요리, 그리고 ‘라반’이라고 부르는 요구르트와 마요네즈가 듬뿍 들어간 요리를 늦은 시간에 즐긴다. 전통 음식 대부분은 조리 과정에서 기름을 많이 사용한다. 이렇게 매일 기름진 음식을 먹다 보니 아무리 건강 보조식품을 챙기고 운동을 해도 체중을 줄이기는 쉽지 않아 보였다. 게다가 저녁 식사가 늦게 시작되어 자정이 넘어서까지 이어지는 식문화 또한 체중 증가의 큰 요인이 된다.
몸을 아끼는 마음에 비해, 정작 건강을 위협하는 습관에 대해서는 그만큼 무지하다는 생각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