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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debbie Oct 20. 2023

아이 영어, 노력보다 성향이 더 중요한가요?

유전은 바꿀 수 없지만, 노력은 더 할 수 있습니다.


마음처럼 따라오지   않는 아이, 답답합니다.
영어 교구와 카드까지 만들고 준비했지만
아이는 관심조차 없고 계속 딴 이야기만 합니다.
제가 짜증을 내고 혼내는 식으로 끝나네요.
이렇게까지 하는 것이 맞을까요.
아이 영어는 엄마 기질과 아이  성향이 맞아야만 할 수 있다는 생각이 요즘에 더 자주 듭니다.




첫째 때는 부지런히 책도 많이 읽고 도서관도 찾아다녔지만
둘째는 첫째의 반의 반도 못했어요.
열심히 알려주어도 못 따라오는 경우도 있고,
스스로 깨우치고 더 배우려고 하는 아이도 있다는 걸 경험하고 나니
아이 성향이 더 중요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선생님의 솔직한 의견이 궁금합니다.





많은 시도와 노력 끝에 나온 질문이라 마음이 아련해집니다. 장기적 볼 때 양육자와 아이의 기질, 환경, 도움의 손길 모두 중요합니다.

열심히 가르쳐도 생각만큼 실력이 늘지 않은 아이도 있고, 시키지도 않아도 척척하는 아이도 있습니다. 큰 도움 없이도 스스로 찾아서 배움을 이어가는 친구가 있는 것은 사실이나 내 아이는 아닐 확률이 높지요.

     

제가 가르쳤던 영유 6살 아이는 유치원을 다닌 지 3개월 만에 파닉스는 물론 기본적인 책 AR 1.5-1.8 단계를 스스로 읽었습니다. 불규칙 단어와 사이드 워드를 혼동하기는 했지만, 읽는데 막힘이 없었지요. 밤에 몰래 책을 읽다 혼난 적도 여러 번 있고, 잠을 못 자 수업시간에 졸기 했어요. 영어나 한글을 특별히 가르쳐주지 않고, 책을 읽어주는 것이 전부였습니다. 일 년 전 동생이 태어나 이 마저도 이어가지 못했던 상황 이었지요. 시각형 학습자로 문자에 빠른 반응을 보였고 화려한 색을 좋아했습니다. 학업 성취도는 매우 높은 편이었으나 체력이 약해 늘 걱정이었던 어머님은 운동과 바깥놀이에 집중을 하였지요. 겉으로 보이는 한 두 가지 모습이 전부가 아니라는 점, 아이가 모든 영역에서 뛰어날 수는 없다는 걸 알려드립니다.


엄마가 가르치기, 빠른 진도를 내려놓고 책 읽어 주기에 초점을 맞춰주세요. 아이는 부모님과 함께 한 시간 안에서 마음도 사랑도 실력도 자랍니다. 자람을 선택권도 아이에게, 성장권도 아이에게 있습니다.  1년 안에 나올지, 3년 안에 나올지, 5년에 나올지 모릅니다. 필요하다고 판단하시면 학원, 공부방, 온라인 학습 도움을 받으세요. 엄마는 선생님이 아닙니다.   


아이 경향에 따라 단기간 결과가 다를 수 있지만, 긴 언어 학습 속에서 재능보다 꾸준함과 성실함에 더 높은 점수를 얻습니다. 유전은 바꿀 수 없지만 노력을 더 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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