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모 선생? 대머리 선생?

믿음은 이야기를 만들고 자란다.

by debbie


“선생님 머리가 하애요~.

조만간에 탈모가 돼 대머리가 될 것 같아요.”

“걱정해 주어서 고마워”

“그래도 탈모될까 걱정이에요.

그럼 저희는 대머리 선생님과 공부하는 거예요.”

“조만간 구름 타고 다닐 꺼란다.

흰머리를 휘날리면서 말이야.”

“그럼 저도 태워주세요.”

“구름 먹어 보았어요? 무슨 맛이에요?”

“선생님, 안 돼요. 구름에서 떨어지면 죽어요.”


“괜찮아. 앞쪽에 머리카락 올라온 거 보이지?

밑에서 뿔이 자라 너희들이 말 안 들으면

악마가 될 수 있으니 조심해야 된다.”

“루돌프처럼 말이에요. 우아 진짜 좋겠다.”

“악마가 된다는 거니까 좋은 거 아니잖아.”



기초 1단계 반이 개설되었다.

대부분 2학년이고 1학년과 3학년이 섞여있다.

첫 시간, 인사를 마치고 영어 이름을 짓는다.

수업보다 또래 아이들과 선생에게 더 관심이 많다.


일주일 내내 탈모 걱정을 하는 리키에게 옆 자리 잭이

“저거 흰머리 아니야.

금발 머리 보여. 염색한 거잖아.

선생님 염색한 거 맞지요? “

“그래 그러니까. 탈모 안돼!”

“휴~ 다행이다. 그럼 대머리 안 되겠네.”


걱정하는 마음은 훈훈하게 종결되지만 다른 이야기로 이어지자 엄하게 한 마디 했다.

“선생님, 인상이 좋아 안심했는데 아닌가 봐.

이제 나는 어떡하지?” 하는 혼잣말이 들려온다.

데블(악마) 선생님이라 첫 시간부터 강조했는데 이해를 다르게 했나 보다.


후추라는 닉네임을 가진 친구가 늦게 온 날, 후추가 우주에서 에이리언을 만나 후추리안이 돼 수업에 올 수없게 됐다고 설명한다.

눈을 마주칠 때마다 해사하게 웃는 후추에게 선생님을 볼 때마다 자꾸 웃으면 사랑한다고 생각할 거라고 하니 두 입술을 꼭 다문채 끄윽거리며 최대한 참는다.


말을 하면 사실인 듯 각자의 생각을 더 해가는 모습이 발랄하다.


'우리 반은 잘하니깐' 알파벳보다 단어를 적어보자는 제안을 따라오더니 이 주일이 지나자


'안 적고 싶어요.'

'잘 안 해도 괜찮으니 알파벳만 적을 거예요.” 한다.


예쁘니깐, 멋지니깐으로 수식어를 바꿔가며 불평을 막아 본다.


학원에 온 건 엄마가 보내서,

배우기보다 노는 것이 더 좋고,

5분이라도 일찍 끝나기를 기다리는 아이가

오늘도 무슨 장난을 칠지 기대된다.


진지하게 듣고 생각을 더해가는

교실에 감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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