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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벽 위의 얼룩/ 큐가든>

버지니아 울프가 처음이라면 북도슨트

by debbie


버지니아 울프여서 설렜다.


“한 개인이 최소한의 행복과 자유를 누리려면

연간 500파운드의 고정수입과

타인의 방해를 받지 않는 자기만의 방이 필요하다.”라고 1929년 말한 작가.

(간 500만 파운드라면

현재 약 4000만 원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책상과 컴퓨터가 처음 생겼을 때 뛸 듯이 기뻐하는

내게 누군가 버지니아 울프를 알려주었다.

고개를 끄덕이며 깊이 공감했지만,

일정한 수입 없이 책 쓰기 위해

동분서주하던 시절이었다.


20세기 최고의 작가,

여성인 자신을 위해 글을 썼던 작가.


여러 칭호가 따라오는 그녀를 만나기 전부터

기대가 컸다.


첫 단락만 읽고 잠자리에 들었지만

깊이 잠들지 못했다.

새벽에 일어나 후루룩 읽고 의문이 남았다.


소설인가? 수필인가? 경계가 모호했다.


자기만의 방을 읽으면 이해할 수 있을 듯해 빌려왔다.

몇 장을 넘기다 반납했다.

못다 한 미련으로 얼마 후

<디 에센셜 버지니아 울프>를 빌려

<북도슨트 벽 위의 얼룩, 큐가든>과 함께 읽었다.


북도슨트 1번, 디 에센셜 버지니아 울프 1번,

북도슨트 1번.

두 편의 단편을 총 3번 읽었다.


“누군가는 액자에 쌓인 먼지가

트로이 전쟁을 세 번이나 덮고도

남을 만큼 두껍다고 말한 적이 있다.


그런데 도자기와 조각들만은

끝내 땅속에서도 사라지지 않는다는

이야기가 있지 않은가.” p. 18

버지니아의 위트가 돋보이는 문장이다.


“인생이란 결국 싸우거나 피하거나,

둘 중 하나일 뿐이다.” p. 19


디 에센셜은 관계사와 부연 설명이

길어 의미가 모호한 부분이 많아

문장을 여러 번 봤다.


개인적으로 <북도슨트 벽 위의 가든과 큐 가든>

읽기도 수월하고 생각이 정확하게 전달됐다.


두 책의 가장 큰 차이는

<디에센셜>에서 벽 위의 얼굴에서

<북도슨트 벽 위의 가든/ 큐 가든>

'정리 정돈을 기막히게 잘하는 여인' p. 18 이야기를 생략한 것이다.

처음 읽을 때 예상하는 못한 여인 등장이

맥락과 맞지 않게 느꼈다.

세 번째 읽을 때야

버지니아 울프식 표현 방식을 이해할 수 있게 됐다.

원본대로 살리는 것이 작가의 의도에 더 맞는 듯하다.

북도슨트 임리나 편집자는

“읽을 수 있는 버지니아 울프 책”으로

이 책을 소개한다.


유명하지만 신선한 그녀 책은 모호해

처음 읽기는 낯설 수 있다.


“계속 읽으면 그 세계로 빠져드는 매력을 가진 버지니아 울프 ”라는

번역가 최수안의 말처럼

다시 읽어봐야 할 작가로 남겨둔다.


https://m.yes24.com/goods/detail/157797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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