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반 클라이번 콩쿠르
임윤찬의 준결선 연주에서 베르만의 1963년 음반을 떠올렸다. 아마 나를 포함한 많은 청자들에게 여전히 절대적인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을, 33세의 베르만이 남긴 바로 그 음반. 약관에 이르지조차 못한 임윤찬의 연주에서 무려 이 음반을 떠올리는 게 지나친 것일까.
음악의 본질에 닿고자 각고의 노력을 기울였던 작곡가들. 때때로 신의 대리인처럼 보이는 그들조차 결코 닿을 수 없었던 음악의 본질. 그 사이의 간극을 영원토록 채워 넣는 게 연주자의 유일한 소명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그리고 결선 무대에서 임윤찬의 연주야말로 영겁의 시간을 들여도 결코 채워 낼 수 없을 그 틈새에 무언가를 더해 넣은, 바로 그런 연주였다.
"Transcendental". 청중이 원하는 음악, 연주자 본인이 하고 싶은 음악을 모두 넘어 본질에 닿고자 하는 치열한 노력, 반드시 그 결과로만 탄생하는, 음악 앞에 티끌 하나조차 내세우지 않는 그런 transcendental 한 연주. 정말 감사한 시간이었다.
내가 이 맛에 음악 듣는다 진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