뭉클한 마음을 뒤로하고 밥을 먹기 위해 인근 송탄시장 근처에 내가 좋아하는 홍태루로 향한다.
화교출신인 주인분이 직접 면을 뽑고 자장면과 짬뽕을 하는 중국집이다.
고기짬뽕이 인기가 많아 평일 낮 점심에는 사람들로 발 디딜 틈이 없는 곳이다.
그리고 이곳의 특이한 점은 사장님의 유별난 코카콜라 사랑이다.
1층 입구에서 사장님이 모아 오신 코카콜라와 함께 환한 게 웃으며 찍은 대문짝만 한 기사들...
2층 가게문을 열고 들어서면 벽면에도 처음 보는 코카콜라의 병과 캔들이 여러 나라의 언어로 된 빨간색의 콜라 통에 감금된 채 일렬로 서 있다.
그 밖에도 병으로 된 콜라, 병따개, 병뚜껑, 코카콜라가 그려진 티셔츠와 코카콜라 표지 위에 유명연예인의 싸인, 코카콜라 모자 등이 한껏 자태를 뽐내며 여기가 중국집인지 코카콜라를 파는 집인지 분간이 안 갈 정도이다.
한 번은 점심때가 한참 지난 오후 3시쯤 방문하니 60대 중후반으로 보이는 짧고 흰머리가 90% 이상 뒤덮인 넙데데한 얼굴에 툭 튀어나온 두 눈.. 코카콜라의 주인인 사장님이 홀에 나와 계셨다.
연신 궁금하던 나는 “사장님, 이 코카콜라는 어디서 사셨어요?” 그때부터는 사장님은 심심했는지 코카콜라에 얽힌 썰을 풀기 시작한다.
‘응, 이건 1998 서울 올림픽 때 나온 코카콜라 리미티드 에디션인데 이건 나도 구하기 힘들었어. 아마 전 세계에도 이제는 몇 개 안 남았을 거야’ 하며 고개를 주억거린다.
이어서 ‘애틀랜타에 있는 코카콜라 박물관에 가 봤어. 거기는 천국이야. 15달러의 입장료를 끊고 들어가면 세상의 모든 코카콜라를 맛볼 수 있어.
유럽 코카콜라는 약을 탄 것처럼 끝에 쓴맛이 나고, 남미의 코카콜라는 안에 칡뿌리를 넣은 것처럼 이상하게 칡냄새가 나.
맛이 이상해서 물어봤어 그랬더니 그 나라의 입맛과 기호에 따라 코카콜라 맛이 다 다르다는 거야. 신기하지?’ 하며 거들먹거렸다.
그리고 이윽고 ‘하이라이트는 뭔지 알아 홀 중앙에 컵을 올려놓을 수 있는 책상이 있는데 그곳 중앙에 컵을 올려놓으면 반대쪽 벽에서 레이저가 날아와 컵에 담겨.
나도 처음에는 저게 뭐지? 하고 다가가니 코카콜라가 날아와서 담겨 있더라고 그 맛은 내가 먹어 본 코카콜라 맛 중 최고였어.
지금도 그 맛을 잊을 수가 없어서 5년 뒤에 가족들과 같이 한번 더 가보려고’ 라며 크게 웃는다. 사장님의 지독한 코카콜라 사랑을 뒤로한 채 커피를 한잔 하러 근처 커피숍으로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