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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사람들 속에 정이 넘치는 송탄의 5일장

by nessuno

‘다음에 또 와’라며 벽에 걸린 그림들의 배웅을 받으며 거리로 나선다.


송탄은 매월 돌아오는 4일, 9일 송탄시장이 열린다.


시장은 언제나 정겹고 왁자지껄하다. 들어서는 입구부터 구수한 냄새가 진동한다.


가마솥만 한 커다란 냄비에 지글지글 끊어 오르는 기름에 다른 도넛 한쪽 방향이 노랗게 변해가면 주인아저씨는 커다란 집게로 반대로 짧고 간결하게 돌린다.


잠시 뒤 옆 통에 설탕이 가득 들어있는 통에 ‘툭’하고 던져 놓고 지나가는 행인에게‘ 자~~ 매번 오는 도넛이 아닙니다.


셋이 먹다가 셋이 죽어도 모를 도넛’하며 외친다.


이윽고 바스락거리는 누런 봉투 안에 ‘툭’하고 도넛을 밀어 넣는다. 옆에서 가만히 지켜보고 있던 나도 모르게 손에는 봉투가 들려져 있다.


보고만 있어도 입이 저절로 즐거워지는 도넛가게이다.

그 맞은편으로는 형형색색 등산복이 나란히 경쟁하듯 서 있다.


그 사이로 할머니와 사장님 간의 실랑이가 벌어진다. ‘분홍색 등산복으로 살게. 천 원만 빼죠?"이어질세라 ’ 안돼 이거 팔아서 나는 남는 것도 없어. 천 원 빼주고 나면 손해야"라며 소리가 높아진다.

그 옆으로는 양손, 양발을 하늘로 뻗고 배를 가른 채 가지런히 누워 있는 통닭들이 일제히 “ 오늘 토요일이잖아. 치맥 몰라? 치맥!! 저녁에 야구 보면서 시원하게 맥주 한잔 해야지? 하며 어서 데려가라고 나를 유혹한다.


그 유혹을 간신히 뿌리치고 입구 안으로 한걸음 들어오면 제철인 포도와 상큼한 복숭아 향이 코끝을 자극한다.


좀 더 시장 안쪽으로 들어간다. 입구에는 불빛도 빨간색, 아저씨가 입은 앞치마도 빨간색, 진열장 안에 든 고기도 빨간색의 고깃집이 자리한다.


그 영롱한 색의 삼겹살을 5만 원어치 산다. 캠핑 가는 날, 생일날 등 특별한 날 등 고기를 매번 사서 가는 송탄 축산이다.


그 옆으로 먹음직한 연분홍빛의 꿀떡과 백설기, 개피떡, 시루떡 등이 놓인 송탄떡집을 지나고 콩을 직접 쑤어 만든다는 두부가 보이는 가게로 지나칠 때쯤이면 항상 70중 후반대로 보이는 어르신이 2cm가량 되음직한 돋보기안경을 코끝까지 내려서 연신 부채를 흔들어 대며 오늘자 신문을 읽고 계신다.


가끔 두부에 파리가 꼬이면 파리채를 ‘휘이 휘이’ 내저으며 ‘오늘도 푹푹 찌네’라며 인상을 한껏 찌푸린다.

그 반대편 가게에 온통 초록색의 야채가 놓인 가판대 앞 ‘준이네 농장‘ 쓰인 문을 열고 들어간다. 앞에는 종이 박스 위에 직접 ’ 진위 시골농장에서 기른 채소’라는 문구와 ‘오늘 아침 직접 따 왔어요 “ 라며 초록색 사이에 이질적인 누런 박스가 군데군데 놓여 있다.


그 속에서 장모님 집에서 아이들과 삼겹살을 먹을 요량으로 내가 필요한 깻잎, 오이, 상추, 마늘 등을 넉넉하게 산다.


’아~참 송이버섯도 사야지 ‘ 버섯도 산다. 이윽고 반대편의 입구 쪽으로 송탄시장이 크게 적힌 간판 밑, 초록색 빨간색의 LED불빛이 쏜살같이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 서로의 단골이 되어주세요 ‘라며 지나간다.


송탄시장 입구는 총 4개로 반대편 입구에는 이화약국과 케이크나라 오래된 노포빵집이 자리 잡고 있다.


마늘방, 야채 고르게, 내가 좋아하는 소시지 피자빵, 소금 빵등 유리 너머로 다양한 빵들이 자리 잡고 있어 어느새 입가로 침이 고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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