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사람들은 항상 나답게 살아가야지, 나다움을 만들어 가야 하는지 항상 이야기하며, 그렇게 되어가기 위해 책을 보고, 명상도 하며 다양한 방법을 추구합니다.
그런데 그냥 나다움에서 다움을 빼고 나이고 너이고 우리이면 안 되는 건가요?
이번 달에도 야간비행의 독서모임에서는 다양한 의견과 생각들이 오고 간다.
’ 노를 든 신부‘라는 오소리 작가의 그림책을 토대로 나다움이라는 주제로 얘기 중이다.
나는 누구일까요?
직장에서는 직장인으로 집에서는 아버지이자 가장으로 부모님에게는 아직도 물가에 내놓은 자식이며, 독서모임에서는 평회원으로서 모두 타인들을 위한 시간을 살고 있다.
타인의 시간을 보낸 후에 반드시 나만의 위한 시간, 고독과 몰입을 가질 수 있는 시간을 찾는 것, 그것이 나답게 아니 나로 사는 것은 아닐까?
산더미처럼 쌓여 있는 일들을 마치고 나서 침대에 들어가 유튜브를 보고 잠드는 일로 마치는 것보다 산더미처럼 쌓여 있는 일들을 마치고 난 다음에 짧든 길든 감사 일기를 쓰는 것으로 마감을 해 보던 날, 나답게 사는 게 무엇인지 문득 떠올랐다.
나 같이 평범한 사람들은 하루에 오만가지 생각을 하는데 그중 95%가 바로 어제 했던 것과 똑같은 생각들, 뭐를 먹을지 등 생각들.. 그래서 지금도 부질없는 생각을 하고 있는 건 아닌지...
어느 순간 살면서 최선을 다 했는데도 못하면 그땐 내가 진짜 못난 걸까 봐 그게 겁났는데...
그냥 다 처음 살아보는 인생이라서 서툰 건데... 자연스러운 건데... 그래서 실수 좀 해도 되는데...
마침 바람에 나부끼는 코스모스를 본다. 가을 들판에 꽃과 풀들은 바람에 제 몸을 맡긴 채 철부지 어린아이처럼 흔들린다.
그 모습을 보니 문득, 이런 생각이 든다. ’ 마음 가는 대로‘ 살아 보는 것은 어떤가. 내 마음이 가는 그대로 내버려 두는 무심함도 어떨는지 하고..
그냥 나 자체인데 나답게 살려고 억지를 쓰면서 여기까지 데려온 내 마음에게 뭘 하고 싶은지 묻고 잠시라도 쉬라고... 원하는 대로 해 보라고, 꿈꾸는 그 길을 걸어보라고...
때로는 이렇게 마음 가는 대로 걷는 샛길 하나쯤 새로 만들어 보는 연습, 오늘 지금을 사는 나에게 꼭 필요한 일은 아닐까 싶다.
그러고 보면 사는 데는... 꼭 나에게 필요한 일들이 많은 것 같다.
매일 아침, 나의 길을 찾아 또 대문을 나섭니다.
그렇게 매일매일, 그 길은 나를 위해서 열려 있는 존재입니다. 그 길을 걷는 것, 그 길을 어떤 마음으로 걷는 것 또한 오직 나의 선택이다.
나답게 아니 나를 위해 사는 삶, 앞으로는 무수한 연습을 통해 부딪치고 깨지고 넘어지며 다양한 사람들과 함께 배워 나가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아니 하루하루 감사하며 살아가도록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