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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by nessuno

나는 오늘도 하루를 산다.


오늘 하루를 보낸다.


아니 오늘 하루를 지낸다.


언뜻 보기에는 모두 다 같은 의미를 지닌 말 같지만, 사실은 조금씩 차이가 난다.


국어사전에서 ‘산다’는 ‘살다’의 활용형으로 생명을 지니고 있다의 뜻이고 ‘보낸다’는 시간이 지나다의 뜻이고 ‘지낸다’는 생활하거나 살아 나가다 의 뜻이다.


나 내가 생각하는 의미는 ‘살다’는 삶을 이어가기 위해 유지하는 것이고, ‘보내다’는 시간을 그저 흘러가게 내버려 두는 것이고, ‘지내다’는 어떤 상황을 적절히 치러 넘기는 것이다.


당신의 오늘 하루는 어떠셨나요? 잘 살았나요? 그저 보냈나요? 아니면 애쓰며 지냈나요?


하루를 보내고 난 뒤 ‘나는 오늘도 하루를 잘 살았다.’라고 나를 격려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렇게 보낼 수밖에 없었거나 그렇게 지냈다고 해도 그래도 오늘 하루를 애써 살아 낸 나를 칭찬해주어야 합니다.


나의 주변에 작고 사소한 것들이 항상 그 자리에 있고 나를 반겨주니 당연한 것들로 생각하며 무시하며 살고 있는 것은 아닌지...


잠시 눈을 돌려 주위만 보다라도 우리에게 무더운 여름 시원한 그늘을 만들어 주는 나무처럼 나의 하루는 당연히 주어진 것이라 생각한 것은 아닌지...

그저 세상살이가 힘들고 지겹고 지칠 때면 나는 하루를 그저 살기 위해, 그럭저럭 보내기 위해 대충 보내기 위해 무언가를 한 것은 아닐까?


힘든 것도 나이고, 지루한 것도 나이고, 즐거워하는 것도 나인데 현실에 부정당하고 매몰되어 있다고 생각하는 건 아닌지...


신이 살아있는 이에게 주신 선물 ‘시간’을 어쩌면 당연하다고 생각해서 흘려보낸 건 아닌지?


내가 좋아하는 일을 찾기 위해, 나만의 시간을 가지기 위해, 나의 발이 가고 싶은 곳으로 가기 위해 오늘도 작은 것에 감사하며 살아감에 기뻐하자!


내가 살아있음에 실감하고 감사하며 기록하자!


사진이든 글이든 뭐라도 남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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