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는 순식간에 어두워집니다. 물길의 방향도 바뀌고,
파도도 거칠어지고, 설상가상으로 달도 빛도 구름에 가려 숨은 바다 사이에...
뱃사공은 당황해하며 필사적으로 빛에 의존합니다.
그때 누군가 외칩니다. ”빨리 그 불을 끄라고 “
횃불이 없이는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칠흑 같은 바다일 줄 알았는데
막상 그 불빛이 사라지고 조금 지나자 형체를 볼 수 없었던 등대와 항구가 보이기 시작합니다.
하늘에 떠 있는 북국성의 불빛으로 인해 희미하게나마 앞의 바다도 볼 수 있습니다.
덕분에 뱃사람들은 한 치 앞도 구별할 수 없는 바다에서도
방향을 잃지 않고 무사히 집으로 돌아갈 수 있습니다.
전혀 앞이 보이지 않는 바다 위에서처럼...
불빛이 있어야만 보이는 것이 아닙니다.
세상의 모든 것들은 눈에 보이는 빛만으로도 찾을 수 있는 것도 아닙니다.
때론 어둠 속에서도 더 많은 것을 볼 수 있습니다.
눈으로만 볼 수는 것이 아닌 냄새, 소리, 다른 감각을 열었을 때 보이는 비로소 보이는 것이 있습니다.
앞이 보이지 않을 때 가만히 눈을 감고, 다른 감각들에게 양보해 보는 것도
어둠 속에서 또 다른 길, 또 다른 나를 찾는 길입니다.
어둠을 볼 수 있게 하는 것은 더 깊은 어둠이니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