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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미래교육 Mar 21. 2021

선생님이 학생들의 이름을 기억하는 학교

선생님이 학생들의 이름을 기억하는 학교      

이름을 기억해 준다는 것은 어떤 의미를 가질까? 누구나 학교에 다니면서 느껴 봤겠지만 내 이름을 기억해 주는 선생님이 있다는 것은 참으로 기분 좋은 일이다. 학생 개개인의 이름과 특징을 기억한다는 것은 선생님으로서는 매우 어려운 일이다. 매주 마주하더라도 몇백 명이나 되는 학생들을 일일이 기억하기란 정말 쉽지 않은 일이다. 물론 못 외운다고 해서 선생님이 학생에게 관심이 없는 건 아니다. 다만 학교의 독특한 특성을 찾는 데 있어서 이 부분을 꼭 짚고 넘어가야 한다. 학교의 교장 선생님과 이야기를 나누면서 학생들의 이름과 사는 곳을 포함한 학생의 여러 특징을 전부 기억하시는 모습을 보고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이름을 넘어 특징까지 기억한다는 것은 정말 학생에게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담임도 아닌 다른 학년의 선생님 또는 교장, 교감 선생님이 학생 개인의 이름과 특징을 기억하는 것은 찾아보기 힘든 광경이다. 이름을 기억했다는 사실만이 좋은 것은 아니다.      



선생님들이 학생들의 이름과 다양한 특징을 기억해준다면 학생들은 학교와 선생님에게 신뢰를 가지게 되고 이 신뢰는 결국 학생과 학교의 성장으로 이어지는 것이다     


이름을 기억하는 것은 학교와 선생님들이 학생들의 작은 부분에도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다. 지나가는 학생이 갖고 있는 생활의 어려움과 학교생활 중의 궁금증 혹은 앞으로 하고 싶은 공부, 진로 등에 대해 함께 이야기를 나누며 이를 기억해 주는 행동은 교육적으로 큰 가치가 있다. 그 가치를 학교생활에 녹여낼 수 있다는 것이 화산중학교의 또 다른 경쟁력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재학생 수가 적기 때문에 이런 것이 가능했다는 부분도 일부 작용했겠지만 학교에서 생활해야 하는 학생들과 학부모 입장에서는 개개인에 대한 관심 표현이라는 소소한 부분이 큰 신뢰를 주는 것이다. 학교의 잠재력을 판단하는 데 있어서 각종 시설물과 기자재, 선생님의 역량, 학생의 능력 등 여러 부분이 고려되겠지만 이런 작은 차이가 더 큰 학교를 만든다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선생님들이 학생들의 이름과 다양한 특징을 기억해준다면 학생들은 학교와 선생님에게 신뢰를 가지게 되고 이 신뢰는 결국 학생과 학교의 성장으로 이어지는 것이다. 꼭 평판이 좋은 상위 학교에 진학을 많이 시켰다는 소위 말하는 입시 결과나, 엄청난 돈을 투자해서 최고의 시설을 보유했다는 현황만이 학교의 잠재력을 판단하는 기준은 아니다. 선생님과 학생들이 생활 속에서 서로에게 보여주는 작은 행동들을 기반으로 성장하는 신뢰가 바로 학교의 잠재력이다. 지금 이 책을 읽으면서 자녀의 진학 문제로 고민하는 학부모에게도 학교를 선택하는 기준에 있어서, 부모가 선택하는 학교가 자녀의 이름을 기억해줄 수 있는 학교인가 고민해보기를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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