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에 대한 고찰

부끄러움을 느끼며

by 악어사장


하루에도 수십 명의 사람들을 스쳐 지나간다. 지하철에서, 버스에서, 길거리에서 많은 관심을 두지 않은 사람들이 지나간다. 학교에서, 집에서, 또 다른 곳에서, 우리가 인사하는 장소는 제한적이다. 많은 사람들이 서로 관심을 두지 않은 채 지나간다. 또는 액정 속을 바라보며 지하철에 몸을 맡길 뿐이다. 액정을 보고 있는 동안 고개를 들면 목적지에 도착하길 원하면서.


기억이 잘 나지 않는데 어떤 책에서 읽었다. 책안의 주인공은 길거리를 돌아다니며 왜 자기를 반가워하고 인사하는 사람이 한 명도 없는가를 서술한 부분이 있었다. 쓰다 보니 기억이 나는데 프리드리히 막스 뮐러의 『독일인의 사랑』이다.

사람을 마주 대하는 것이 두렵고 버겁고 무관심해져버린 현대사회를 살아가는 나에게도 인사라는 것이 어려운 게 되어버렸다. 어쩌다 마주치게 되면 외면하거나 마주치지 않으려고 다른 길로 돌아가거나 말이다. 학창 시절에는 인사하는 걸 피하거나 그러지 않았는데 대학교 들어오고 나서 여러 개의 많은 크고 작은 인연들이 생기고 나니 이런 현상이 발생했다. 사람을 피하고 외면하는 구차한 내 모습이 보였다.

그러다가 상대방이 먼저 인사를 하게 되면 감사한 마음과 동시에 나 자신이 부끄러워졌다. 이게 뭐라고 피해 다니는 걸까. 입을 조개처럼 다물고 다녔던 내 모습이 부끄러웠고 민망했다. 먼저 인사를 하는 것이 훨씬 성숙한 사람임과 동시에 이기는 사람이 되는 것이다. 어차피 서로 인사할 바에 먼저 인사하는 것이 낫다. 먼저 선전포고하는 게 낫다. 상대방에게 당당해지는 방법이고 또 기쁨을 주는 일이다. 누군가가 나를 보고 인사를 해주는 일은 나를 존중해 주는 일이고 나를 인식해 주고 내 존재를 반가워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인사는 존재에 대한 긍정이다. 그런 생각이 든다. 아무도 없고 캄캄한 흑암이라면 인사할 대상이 없다. 그렇다. 인사는 아주 짧고 순식간에 끝나는 말이지만 동시에 시작이며 이런 작은 행동이 좋은 영향으로 이어질 거라 생각한다. 먼저 다가가는 건 어려운 일이지만 먼저 인사하는 건 그보다는 쉽다. 어리고 미성숙했던 내 모습에 깨달은 것에 대해 감사드린다. 깨달음으로써 더 성장하고 성숙해지고 멋진 내가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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