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와 숲, 꽃과 맛이 노래한 하루

가을 안면도에서 만난 다섯 가지 풍경

차창에 맺힌 물방울이 반짝이며 바닷속을 달려온 흔적처럼 빛났다.

대천해저터널로 들어서자 천장 위로 물고기 무리가 빛을 흩뿌리듯 움직였다.

7km에 이르는 긴 터널은 마치 거대한 수족관 속을 달리는 듯한 착각을 주었다.

통행료마저 무료라니, 여행의 시작부터 이미 선물을 받은 듯했다. 그렇게 안면도로 향하는 길은 설렘으로 열렸다.




가장 먼저 찾은 곳은 안면도 자연휴양림. 울창한 소나무 숲 사이로 스카이워크가 놓여 있었다. 보랏빛 맥문동이 물결치고, 솔향과 대나무 향이 어우러져 코끝을 자극했다. 때로는 박하향처럼 시원하게 번지는 숲의 숨결은 어떤 향수보다 진하고 자연스러웠다. 숲길은 남녀노소 누구에게나 열린 길이었다. 혼자 걸으면 사색의 길, 가족과 함께라면 힐링의 길이 되는 공간이었다.




숲에서 향기를 마신 뒤에는 시간을 거슬러 공룡의 세계로 향했다. 안면도 쥐라기공원에는 실물 크기의 뼈 화석과 알이 전시되어 있었다. 아이들의 웃음소리 사이에서 나 또한 잠시 동심으로 돌아갔다.

야외에는 거대한 공룡 조형물이 서 있었고, 알을 품은 포토존 앞에서 여행자는 누구나 카메라를 들게 된다.



이어 찾은 코리아 플라워파크에서는 사계절 다른 색이 피어났다. 봄의 튤립, 여름의 장미와 수국, 가을의 국화, 겨울의 불빛까지 계절마다 다른 얼굴을 보여준다. 곁에 자리한 꽃지해수욕장은 저녁노을이 붉게 물드는 순간이 압권이었다. 할미·할아비 바위 너머로 번지는 낙조는 가을동화의 마지막 장면처럼 마음 깊이 스며들었다.




여행의 끝은 충청도의 별미, 게국지탕이었다. 꽃게와 단호박, 김치가 어우러진 국물은 구수하면서도 시원했다.

한 숟가락 뜨는 순간, 바닷바람이 국물 속으로 녹아든 듯 몸과 마음이 따뜻해졌다.

해저터널의 신비, 숲의 향기, 공룡의 시간, 꽃과 바다의 낭만, 그리고 게국지탕의 맛까지. 안면도는 가을의 모든 색을 담은 하나의 축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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