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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공작세 Apr 07. 2022

뛰어넘어야 할 아버지를 가진 분들과 함께 합니다

'세상에는 부모를 닮고 싶은 사람도 있지만, 부모를 뛰어넘어야 하는 사람도 있다.'

드라마 '트레이서'에 나온 대사입니다.


비리를 저지른 아버지를 닮아서는 안되고, 

아무리 자식이지만, 아버지의 비리를 밝혀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렇게 아버지를 뛰어넘어야만 바른 길을 갈 수 있다는 것이죠.


그래도 이런 이유로 부모를 뛰어넘어야 하는 사람은 그나마 나을지도 모릅니다.


드라마 '기상청 사람들'의 남주인공인 시우의 아버지는 맨날 도박이나 하고 아들에게 시도 때도 없이 돈 마련해달라며 괴롭힙니다.

심지어 아들이 사귀는 여자에게까지 손을 벌립니다.

자기가 사랑하는 사람이 그런 아버지를 시아버지로 섬겨야 하는 것이 싫어서 비혼 주의를 선택한 시우는

아버지라면 치를 떱니다.

드라마니까 훈훈하게 마무리되었지만, 현실에서는 훈훈한 마무리는 거의 불가능합니다.


연예인 중에도 부모 때문에 시달린 사람들이 많이 있었습니다.

부모의 빚을 떠안아야 하거나, 지속적으로 무리한 요구를 하는 부모와 단절해야만 하는 사람들이 있었죠.


세상에는 분명 좋은 부모가 훨씬 많이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부모로 인하여 너무 힘든 사람들도 의외로 많습니다.


아버지에 대한 나쁜 기억 때문에 정신과에 다녀야 하는 사람도 있고,

꿈에 아버지가 나타나는 악몽에 시달리는 사람도 있습니다.

꿈에서라도 좋은 아버지면 좋으련만,

그 모습 그대로 나타나서 숨을 턱 막히게 만들면

울기도 하고, 괴성을 지르는 잠꼬대를 할 수밖에 없습니다.


갖가지 방법으로 겨우 해결을 한 것 같음에도,

어떠한 의지로도 조정할 수 없는 꿈은 수시로 괴롭힙니다.


눈꺼풀이 떨리는 가장 많은 이유는 피로와 스트레스 때문인데,

자기 전까지 떨리지 않던 눈꺼풀이

오히려 자고 일어나면 떨리는 것은 이런 사람들에게는 숙명이나 다를 바 없습니다.


어떻게든지 뛰어넘어야만 하는 문제임에도,

그게 그리 쉽지 않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꼭 뛰어넘어야만 합니다.

내 정신이 건강해야 내 몸이 건강하고

내 몸과 정신이 괜찮아야 가족에게 누를 끼치지 않을 수 있으니까요.


만약 아버지가 살아 있다면 정말 어렵습니다.

아무개 연예인처럼 관계를 끊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인데,

관계라는 것이 나 혼자 끊었다고 쉽게 끊어지는 것이 아니니까요.

아버지가 없는 곳으로 도망가고 싶어도 현실이 녹록지 않을 수 있습니다.

너무나 힘들죠.

벗어나기 위해서는 아주 매몰차게 끊어내야만 합니다.

마음에 조금의 연민이라도 남겨 놓으면 안 됩니다.


아버지가 돌아가셨다면 그나마 낫습니다.

비록 꿈속에서 괴롭히더라도 현실에서는 못살게 굴지 않으니까요.


살아 있는 아버지를 매몰차게 끊어냈거나, 아버지가 돌아가셨다면

완전한 용서를 해야만 합니다.

좋지 않았던 기억은 최대한 떠올리지 말아야 합니다.

떠오르면 바로 다른 즐거운 것을 해버려야 합니다.

좋아하는 사람과 수다를 떨어 버려야 합니다.

아무런 생각이 나지 않을 정도로 마구마구.



이러한 아버지가 없으시다면,

큰 복 받으신 것입니다.


저 처럼 이런 아버지를 두신 분들과 함께 합니다.

꼭 벗어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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