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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공작세 Dec 06. 2022

라떼, 꼰대, 아닌 낀대

[보글보글 매거진] 글놀이 '라떼와 꼰대'

정확하게 규정할 수는 없지만,

1960년에서 1980년 사이에 태어난 사람은 낀대가 아닌가 싶습니다.


부모님과 자식을 동시에 책임지면서도 정작 본인은 자신이 책임져야 하고,

어느 모임, 어느 단체, 어느 회사에 가도

윗 분은 깍듯이 모시고, 아래 분들의 기분도 헤아려 모셔야 하는...


부모님 봉양하고 자식 키우느라

정작 자신을 위해서는 해준 것이 별로 없으면서도

그것이 숙명이라 생각하며 살고 있는...


저는 회사 생활을 해보지 않아서,

자주 접하는 상황이 아닌지라 라떼를 말하는 꼰대와

라떼를 듣는 사람의 심정을 제대로 알지는 못하지만,

대학 때 동호회 모임에 가면 제 자식보다 더 어린 청년들부터 저보다 한참 위이신 분들까지

다양한 사람들과 얘기하다 보면 세대차가 두세 단계는 느껴집니다.


'라떼'를 말하면 '꼰대'인가?

'라떼'를 말하지 않으면 '꼰대'가 아닌가?

'라떼'를 들으면 '꼰대' 라고 말하는 사람은 과연 '라떼'를 절대로 들먹이지 않는가?

'꼰대'라고 칭함을 받는 사람은 '문제가 있는 사람'인가?


제가 '라떼'를 말하는 대상은 '가족'입니다.

타인과 개인적인 만남을 갖는 경우가 많지 않기 때문이고,

설령 타인을 만난다고 할지라도 굳이 말할 필요가 없기 때문입니다.

아무 때나 '라떼'를 들먹이고,

'나는 이렇게 했었는데 너는 왜 그렇게 못하느냐'라는

'라떼' 폭탄으로 사람을 괴롭히는 진정한 '꼰대'들도 있겠지만,

자신의 경험을 얘기해주어 듣는 이에게 도움을 주고자 해서 말하는 '선배'도 있을 것입니다.


도움을 주고자 얘기를 했는데,

듣는 사람 입장에서는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면(시대와 맞지 않아서, 생각이 달라서 등등이 있겠죠)

결국 '꼰대'의 잔소리밖에 되지 않겠지만,

말하는 사람의 본질과 의도를 잘 파악하여 자신에게 도움을 주고자 하는 것이라면

설령 '꼰대'라 생각되더라도 잘 들어두어 나쁠 것은 없지 않나 싶습니다.


하긴,

'라떼'를 쓰는 사람의 대부분이 상대의 잘못을 지적하려는 의도가 다분하기에

'라떼' 는 곧 '꼰대' 라는 공식이 성립할 수밖에 없죠.


이번에 끝난 '슈룹' 드라마에서 중전 김혜수가 후궁에게 한 말이 인상 깊었습니다.

"부모는 앞에서 걸어가는 사람이 아니라, 먼저 가본 길을 자식에게 알려주는 사람이다."

 '라떼'를 시대와 상황에 맞게 잘 버무려서 알려준다면 좋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런데, 사실

형제라도, 자식이라도, 심지어 부부라도

듣는 사람이 받아들일 생각이 없다면,

아무리 좋은 말도

'꼰대'의 잔소리가 될 수밖에 없기에

나이가 들어갈 수록

입이 닫아지는 것 같습니다.


이러다가 말하는 것을 잊어버릴지도.^^


로운 작가님의 글

6명의 고정 작가와 객원 작가의 참여로 보석 같고 보배로운 글을 써 내려갈 '보글보글'은 함께 쓰는 매거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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