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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공작세 Jan 05. 2021

 함께 울어주지 못해서 미안하다

    정인아!

저 사진에 있는 안율하가 정인(친모가 지어준 이름)이 입니다.

입양 후에 큰 딸 이름에 맞추어 이름을 바꿨답니다.

이 캡처 사진은 작년 8월에 EBS에 출연하여 입양 가족임을 자랑하며 아주 행복한 모습으로 찍은 것입니다.

아주 평범한, 아니 너무도 자상하고 행복한 표정의 두 잡것들

(죄송합니다. 좋은 말을 쓸 수 없어서. 그나마 공개적인 공간이라 많이 순화해서 썼습니다)입니다.

(절대 사람은 겉만 보고 믿어서는 안 되는 존재임을 증명하네요.)

정인이 표정은 어린아이라서 뭘 모르니 그러나 보다 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너무 힘들었던 날들을 다 담고 있는 얼굴이네요.

지속적으로 학대를 받아왔으니 오죽했겠습니까.


저 두 잡것들은 목사 자녀랍니다.

저는 기독교인입니다.

요즘 기독교 하는 짓을 보면 정말 천불이 납니다.

어디에 가서 기독교인이라고 말하기가 겁이 날 정도로 아주 개판입니다.

그렇지 않은 교회, 그렇지 않은 목사가 훨씬 많은 것은 사실입니다.

그러나, 많으면 뭐합니까.

아주 엉망인 것들을 제대로 걸러내지도 못하고, 어떻게 하지도 못하는데.

저도 인간이기에 많은 잘못을 합니다.

하지만, 다른 사람들에게 피해를 주지 않으려고 최대한 노력하면서 삽니다.

이것 또한 인간이기에 당연한 것이지 자랑할 만한 것이 못됩니다.

비록 제가 저지른 잘못이 아닐지라도,

기독교인이기에 사과드립니다.

작금의 기독교가 하고 있는 행태들은 비난받아 마땅하며, 그 비난을 저도 당연히 받아야 합니다.

힘이 미천하여 아무런 영향도 끼치지 못하는 것이 속상하지만,

제가 힘이 없다고 하여 공동 책임이 없는 것은 아니기에 더욱더 죄송하고 마음이 아픕니다.

개독교라 칭함을 받아 마땅한 기독교에 대해서는 다음에 더 통렬한 반성문을 올리겠습니다.


저 잡것들의 표정을 보고 저는 정말 경악을 금치 못했습니다.

저것들이 사람입니까? 아니, 사람이기에 저럴 수 있을지도 모르지요.

사람보다 더 악한 동물은 이 세상에 없다는 것을 인류 역사가 증명하고 있으니까요.

입양 단체에서는 저 잡것들에게 얼마나 감사하다고 했겠으며,

저것들을 아는 사람들은 얼마나 입이 마르게 칭찬을 했겠습니까?

그럴 때마다 저것들은 겉으로는 겸손을 떨면서 얼마나 목을 빳빳이 세웠겠습니까?


누군가를 비난할 자격도, 그럴만한 인품도 가지고 있지 않은 저이지만,

저것들보다는 낫기에 오늘 작심하고 비난할 수밖에 없습니다.


정인이의 온몸 구석구석이 성한 곳이 거의 없을 정도였답니다.

교사나 의사 등 많은 직업 군의 사람들이 아동학대에 대한 교육을 매년 1회 받게 되어있습니다.

아동학대가 의심되는 경우는 지체 없이 신고해야 하고요.

그런데, 신고하면 뭐합니까.

어린이 집 교사가, 정인이를 진료한 의사가 수차례 신고를 했음에도

정인이를 저 괴물들로부터 지켜내지 못했습니다.

전북대 법의학교실 이호 교수는

복부에 피가 가득했던 것은 췌장, 소장, 대장, 장간막들이 지속적인 학대와 구타로 찢어져 있었는데

사망 당일에 다시 이어진 구타로 크게 찢어져서 장간막 파열이 온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아파도 아프다고 누구에게 하소연도 하지 못한다는 점을 이용하여 마음 놓고 아이를 괴롭힌 것입니다.

정인이는 이유도 모른 체, 그들이 자기 부모인 줄로만 알고 맞으면서도 재롱을 피웠을 것입니다.

그 지옥보다 더한 곳에서 보내는 하루하루가 어떠했겠습니까?

조금만 떠올려도 이리 가슴이 답답해지고, 속이 끓어오르는데

그 작은 몸으로 그들의 학대를 다 받아내는 정인이는 얼마나 힘들었겠습니까?


이 짐승만도 못한 것들은,

학대하면서 동영상까지 찍었다고 합니다.

어떻게 학대했는지는 차마 이곳에 기록을 못하겠습니다.

속이 터져버릴 것 같습니다.


이들을 과연 법이 제대로 처벌할 수 있을까요?

살인죄보다 더 크게 처벌해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저것들은 살인죄도 아닌 과실치사죄로 기소되었다고 합니다.

설령 살인죄로 기소된다고 할지라도

기껏 강하게 처벌하는 것이 무기징역일 것입니다.

감옥이라는 안전한 곳에 넣어두고 국가 돈으로 밥을 먹여주고 노역의 대가도 지불할 것입니다.

너무 부당합니다.

저항할 힘이 전혀 없는 정인이에게 폭력을 행사해서 죽게 했습니다.

저것들은 저항할 힘이 있습니다.

그러하니,

정인이가 당한 것보다 몇 배로 갚아줘야 합니다.

정인이에게 한 짓 그대로 그들에게 해줘야 합니다.

감옥에 가둬놓고 매일, 매시간 확실하게 패주어야 합니다.

그러나,

인권을 중요시하는 나라에서 이러한 형벌을 가할리 없습니다.

조두순이도 잘 먹고 잘 살다가 잘 나왔으니까요.


힘없는 사람을 괴롭히는 자는,

몇 배로, 같은 방법으로 갚아줘야 하는데...

인권을 무시하는 것들에게 인권 존중을 해주는 것이 과연 옳은 것인지

저는 모르겠습니다.


정인이가 그들에게서 벗어나서 다행인데,

왜 이리 마음이 답답한지...


정인이가 편히 쉬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정인아! 정말 미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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