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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enna Sep 25. 2022

아마존의 일하는 방식, Working Backwards

아마존의 일하는 방식인 Working Backwards의 흥미로운 점은, 계획 단계에서부터 매우 디테일로 내려가야 맞는 목표를 세우고 실행까지 옮길 수 있다는 문제의식이다. 그러한 문제의식으로부터 빠르고도 면밀하게 프로젝트가 실행될 수 있는 장치들을 회사의 전반적인 프로세스로 구축해 둔 것이 오늘날 아마존의 중요한 성공 원칙이 된다.


잘 알려진 6 페이저 법칙은 ppt의 모호한 문구와 그럴듯한 도면을 걷어내고, 6페이지를 가득 채우는 단단한 글로 기획안을 만들어내는 방식이다.  6 페이저 법칙뿐만 아니라 아마존의 일하는 방식들이, 의사결정의 질을 높이면서도 속도를 희생하지 않고 자원을 적재적소에 배분하게 만드는 요소들임을 알게 되었다.


아마존의 방식은 빠르게 MVP(Minimum Viable Product)를 만들어내고 저렴한 실패를 장려하는 스타트업의 방식과는 좀 다르다.  아마존의 방식은 조직이 초기 스타트업의 단계를 넘어 프로세스가 장착되기 시작하고 한 부서가 다른 부서에 영향을 미치기 시작하는 성장 단계에서의 고민과 해결의 산물에 보다 가깝다.


예를 들어 single thread leadership은 협업하지 말고 분리할 것을 주장한다. 조직 의존성이 생기는 순간 각 팀이 여러 계층의 사람들을 헤치고 지나야 하는 불필요한 일을 만들어내기 때문이다. 더 나쁜 것은 기술 의존성인데 의견 조율을 하는데 불필요한 시간을 소요하고 프로세스를 아주 느리게 만드는 요인이 된다. 팀 대 팀의 의견을 조율하려면 비용은 계속해서 증가하고, 혁신하려는 의지조차 꺾어버리는 2차 효과를 낳기 때문이다.


이러한 부작용에 대한 해결책으로 아마존이 수립한 원칙이 single thread leadership이다. 즉, 명확한 오너십을 가지고 다른 팀으로부터 최소한의 영향을 받으면서 혁신을 추진하는 것이다. 그리고 아마존의 다른 원칙들 -  집요할 정도로 디테일하게 기획안을 작성하는 6-페이저, 상품기획 단계에서부터 고객 효용에 대한 홍보자료와 FAQ까지 작성하는 working backwards, 아웃풋이 아니라 통제 가능한 세부적인 인풋 지표를 정의하고 관리하는 것도 속도를 희생하지 않으면서 질 높은 의사결정을 이끌어내기 위한 방식들이다.


우리나라의 많은 스타트업들이 직급 파괴와 자율과 책임의 원칙을 내세우며 각 팀의 혁신과 실패를 장려하지만, 사실 모든 실패는 저렴하지 않다. 따라서 관련된 사람들이 보다 더 철저하게 디테일을 들여다보게 할 때 질 높은 의사결정을 이끌어 낼 수 있다. 그렇지만 그렇게 해서 모아진 피드백을 반영한 의사결정은, 한 팀의 주도하에 계획부터 실행까지 추진할 수 있게 해야 동기부여와 속도를 높일 수 있다.


혁신의 DNA를 커지는 규모에 맞게 효과적으로 정착시키고자 하는 스타트업들에게 큰 도움이 될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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