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후반 여성의 '아들 소개' 벗어나기..
20대 후반....27살이 된 올해 초부터, 부모님 지인들의 아들소개 러쉬가 시작됐다.... 연말이 다가오자 더욱 심해진다. 저번 달부터는 한 달에 3번씩은 듣는다......이는 즉, 부모님 지인분들을 만날 때마다 듣는다는 소리다...
비슷한 나잇대냐고? Nope!!!!!
최소 6살 차이부터 시작이다..우리 아들이 33살인데~34살인데~35살인데~나이차이가 딱!좋단다....ㅎ....ㅎㅎㅎㅎㅎㅎ 본인 아들들에게 39살, 41살, 43살 여자를 소개해주면 고마워하실까...?나이차이가 많이 나든 안나든 뭐든 연애도 결혼도 본인들 선택이지만(성인 기준), 소개는 적당히 비슷한 나이로 해주는 게 매너 아닐까?
나이차이 많이 난다는 소리를 평생 들은 사이인 큰오빠랑 내가 6살차이다...큰오빠랑 대화하면 완전 어른들이랑 대화하는 거랑 똑같다. 근데 얼굴도, 이름도, 뭣도 모르는 6살 이상 차이 사람들을 자꾸 소개해준다니 아주 '안'고맙다...그것도 부모님이 중매서는 남자라...?
반갑지 않은 소리를 매번 친절하게 거절해야 하는 것도 스트레스다...그렇다고 부모님 친구분들에게 싸가지없게 굴 수는 없지 않은가.. 그러니 내 대답은 적당히 저는 연하 좋아해요~ 허허허허" 하고 넘기는거다...다른 대답은 없냐고?
1. 지금은 취업이 먼저라서요-> "에이~우리 아들 돈 잘벌어~ 결혼하면 일 안해도 될텐데, 뭐...!"
제 인생에 뭐 보태주셨어요? 왜 제 진로를 선생님이 장하십니까;;전 사회에 있고 싶어요...ㅎ..
2. 하하..나이가 많으시네요~-> "에이~ n살 차이면 딱 좋은 거지. 여자랑 남자는 달라~"
이 말에 우리 부모님은 우리 딸을 줄 수는 없지는 개뿔...옆에서 맞장구치며 여자는 나이 많은 남자 만나야해!하는 소리를 한다. 남의 아들 편이다. 내가 섭섭하다고 하면, 별 일도 아닌걸로 예민하단다.... 별 일 아닌 건 인정하지만, 손톱 거스름도 매일 생기면 사람 미치게 하는 거다..
그러니 난 적당히 능청스럽게 넘기는게 최선인데, 이게 사람 엄청 지치게 한다.
암튼 우리 부모님이 좋다고 하면 그 어른들은 더욱 신이 나고, 그러면 본격적인 아들 자랑이 시작된다. 우리 아들은 대기업다니고~ 잘생겼고~키도 크고~ 성격도 좋고~ 본인들 돈 많으니 결혼하면 아파트도 줄거고~ 어쩌구~ 저쩌구~진짜 하나도 안궁금하다...진짜로 그렇게 잘난 사람인데 결혼을 안하고 있다면, "1. 결혼 생각이 없거나 2. 게이거나 3. 차은우거나"아닐까? 그러니 난 그냥 그 말도 안되는 스펙들에 '와~부러워요' '우와. 대단하네요.' '저도 돈 많이 벌고 싶어요.'같은 빈껍질만 잔뜩 던지는 거다...
문제는 어른들은 눈치가 빠르셔서 내가 관심이 쥐뿔도 없는 걸 금방 아시는데, 이게 자존심이 상하는지 아들 자랑이 심화된다. 그러면 나는 또 칭찬을 던진다.
네. 부.럽.습.니.다.
하는 상투적인 대답을.
물론 그 마음이 거짓은 아니다. 진짜 부럽다. 근데 그 마음이 그 남자를 내껄로 만들어야지가 아니라, 내가 대기업 가고 싶은 마음인거다. 결혼은 안중에도 없다.
그 자랑들은 내게 결혼 욕구가 아닌, 성공 욕구를 불러일으킨다. 남의 아들 잘났다는 소리에, 부모님이 우리 딸도 잘났다고 말할 수 있게 하고 싶다. 그 아들들은 내게 만나고 싶은 상대가 아니라, 이기고 싶은 상대가 된다. 내가 33살이 되면, 우리 부모님이 저렇게 나를 자랑했으면 좋겠다하는 마음으로...그 사람들보다 더 자랑스러운 사람이 되고 싶다.
그래서 결혼 소리들으며 소개팅 나갈 시간에 토익 20점이라도, 자격증 하나라도 더 아득바득 올리고 싶은 시기라고 생각하게 된다.
그러면 지친 하루 끝은 열등감과 불안이 가득한 하루로 다시 시작하는 거다. 우리 부모님에게 잘난 사위를 데려오는 게 아니라, 내가 잘난 딸이 되고 싶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