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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의 첫 졸업

우리의 새로운 시작

by 메이쩡

아이가 처음 응애응애 태어난 일도

아이가 처음 엄마라고 불렀던 일도

아이가 처음 아장아장 걸었던 일도

아이가 처음 어린이집에 갔던 일도

아이가 처음 카네이션을 만들어 왔던 일도

아이가 처음 사랑한다고 말해주었던 일도

불현듯 엊그제 일어난 일들처럼 여전히 생생하다.


어느덧 아이가 자라 내 허리까지 오더니

정든 어린이집을 졸업하고 학교에 간다

작별은 또 다른 만남을 의미한다고 하지만

아이는 그저 싱글벙글 이별이라는 뜻이 무색하다.

아이들이 함께 부르는 귀여운 이별 노래는

엄마에겐 그저 슬픈 노동요처럼 7년이 스쳐 지나간다.


이 작은 울타리에서 벗어나

조금 더 큰 세상으로 뛰어들 아이를 생각하니

대견함과 멋모를 아쉬움이 교차한다


아직은 둥지의 작은 새처럼

엄마의 보살핌이 필요할 아이

하지만 나도 엄마가 처음이라

아직은 무서운 적으로부터 아이를 지킬 생각뿐이다


오늘 아이의 졸업과 동시에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이젠 막연히 아이를 감싸 앉고 있는 것보다

서서히 아이를 나무에서 떨어 뜨리는 연습을 해야겠다고.

그리고 끝내 스스로 날게 해야겠다고.


밖은 너무나 차갑고 무섭지만

둥지에 갇혀 있으면 더 외롭고 무서울 거라고

스스로 나는 법을 익혀 자유롭게 하늘을 날아다니다 보면

저절로 바람과 구름을 벗하게 되고

비로소 자유라는 것을 느낄 수 있다고

그렇게 말해주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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