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삶은 질문

글 쓰며 절제하는 법을 배우다

말보다 글

by 메이쩡


사람이 생각하는 대로 살지 않으면

사는 대로 생각한다고 했던가.


내겐 말이 그랬다.

생각하는 대로 말하지 않으면

말하는 대로 생각했다.

일단 뱉으면서 생각했다.


물론 아무 말이나 막 뱉지는 않았지만

말하며 생각하고 또 말하며 정리하다 보니

말의 가짓 수가 점점 늘어났다.

무언가 표현하고 싶은데 잘 되지 않으니

일단 뱉고 생각하며 붙이고 또 붙여나갔다.


그렇게 누군가의 말에 귀 기울이기보다

늘 누군가가 내 말에 귀 기울여 주기를 바랐다.

다른 이의 눈과 입을 쫓기보다

다시 돌아올 내 차례의 언어를 미리 곱씹기 바빴다

나의 말에 반응해 주는 타인의 시선이 좋았고

맞장구치며 웃고 있는 그 입들이 좋았다.


하지만 글을 쓰면서부터 조금씩 달라짐을 느낀다.

하고 싶은 말들을 늘어놓다가 모두 지우도 하고

중복된 말 같아 또 다른 표현을 찾아보기도 하고

더 좋은 표현이 생각나면 다시 바꾸본다.


말이었다면 이미 뱉어내졌을 텐데

일단 뱉고 누군가의 반응을 기다렸을 텐데

글은 누군가의 감정에 닿기도 전에

내 속에서 여러 번 소화고 정제된다.


조심스럽게 꺼내어진 생각이지만

혹여 누군가에 잘못 닿을까 두려워

다시 한번 읽고 또 곱씹본다.


그렇게 글이 주는 절제를 배우며

인생의 절제를 함께 배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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