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틀에 한 번은 다이소를 간다.
가벼운 마음으로 들어가서는
늘 무거운 손으로 나오는 신기한 곳이다.
언제 처음 다이소를 방문했는지는 기억나지 않지만 꽤 오랫동안 함께한 오랜 친구 같은 느낌이다.
이사로 지역이 바뀌면 가끔 예전의 익숙한 곳을 찾지만 다이소만큼은 어딜 가든 익숙한 모습으로 맞이해 준다.
쓸데없는 것을 사지 않아야지 마음먹지만 어느새 스스로와 타협하고 있는 나를 발견한다.
지금 돌이켜보면 다이소는 내게 소비 그 이상이었다.
육아 휴직을 하며 생긴 일의 공백은 정신없는 육아로 대체됐지만 난생처음 맞는 변화로 인해 어지러운 정신은 도통 메울 길이 없었다.
내 생에 엄마가 되는 기쁨을 누릴 새도 없이
매일 밀려오고 반복되는 하루가 때론 버거웠다.
언제 감았는지 기억도 나지 않는 머리
유니폼이 되어버린 아니 한 몸이 되어버린 잠옷
초점 없이 흐릿해진 눈
산책이라도 해보자 공기라도 맡아보자 싶어
나름 소심하게 꾸미고 밖을 나선 곳이 바로 다이소다.
신혼 때부터 원래 집 꾸미기를 좋아했지만
아이를 낳고부터는 그만두었다.
똑같은 공간 반복되는 일상이지만
엄마니까 포기할 줄도 알아야지 싶어
철저히 아이만을 위해 소비했다.
휴직으로 인해 가벼워진 지갑이
유일하게 이곳에서는 열렸다.
오랜만에 내가 사고 싶은 것을 발견하고
그것이 천 원이라는 것을 알았을 때의 그 희열
말로 설명할 수 없이 기뻤다.
다이소에서 시작된 나를 위한 작은 사치
참으로 오랜만에 설렜고 기뻤다.
평범한 일상이지만 특별하게 느껴졌고
조금씩 달라지는 집을 보며 행복했다.
공허함을 소비로 메우는 건 옳지 않다 배웠지만
지금만큼은 예외라며 스스로를 위로했다.
다이소에서의 작고 소중한 사치를
누군가는 예쁜 쓰레기라 부르기도 하지만
내게 있어 그곳은 단순한 소비의 공간이 아닌
숨 쉴 수 있는 구멍이었다.
그리고 지금도 여전히 그렇다.
사람의 기억이란 이렇게도 지독해서
습관처럼 나도 모르게 발길이 닿지만
아무것도 담지 않아도 그저 기분 좋은 곳이다.
이는 그대로 대물림되어
아이조차 다이소를 동네 마트처럼 드나든다.
이 정도면 우리 가족 복합쇼핑몰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