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릿속을 계속해서 떠다니는 생각들
크고 작은 생각 덩어리들은
그 형체가 모두 다르지만
내 몸속에 일정 공간을 차지한 것만은 분명하다.
글로 풀었던 마음의 시름들이
어느샌가 나도 모르게 눈덩이처럼 커져서
손끝 남은 힘마저 사라지자
글을 쓸 용기조차 나지 않았다.
그렇게 꺼내어지지 못한 시름들은
내 몸 안에서 나가지도 사라지지도 않은 채
계속해서 내 몸속을 맴돌았다.
그렇게 하루이틀 시간이 지나자
어느새 내 몸을 꽉 채운 시름들이
제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가만히 있어도 숨이 차고 심장이 두근거리고
근심은 똬리를 뜬 채로 희망의 꼬리표를 모두 잡아챘다.
순간 너무 놀랐다.
이제껏 머릿속으로만 그 형체를 짐작했던 시름들이
견디지 못하고 내게 그 존재를 알렸다.
더 늦기 전에 나를 살리고자 깨운 것일까?
난 이제 어떻게 해야 할까?
길게 숨을 들이마시고 주변을 돌아보니
모든 것은 그대로인데 나만 혼자 닳아 있었다.
스스로에 대한 연민과 사랑을 담아
남은 힘을 손끝에 모은채 글을 쓰기로 했다.
쓰인 글자 하나하나가 내 깊은 한숨을 대신한다.
깊은 한숨이 빠져나간 자리에
새 숨이 자리할 수 있도록
부디 빈 공간을 만들어보기로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