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태껏 목적이 있어 걸었다.
가야 할 곳이 있어 걸었고
만나야 할 사람이 있어 걸었다.
하지만 참으로 오랜만에 그냥 걸었다.
아무런 목적 없이 그저 걸었다.
처음엔 주변의 나무들 꽃들 새들이 보이더니
차가운 공기가 스치더니
이내 마음속 말들이 들리기 시작했다.
아무렇지 않은 듯 괜찮다 싶었던 마음이
이젠 다 잘될 거라며 안심했던 그 마음이
살짝 고개를 내밀며 내내 숨겨온 말을 건넨다.
너 진짜 괜찮은 거냐고
그 어떤 목적도 없이 가볍게 시작한 산책이었는데
그 어느 때보다 평온함을 느꼈다.
멈추면 이내 헤어질 것처럼
그저 아련하고 소중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