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금은 이른 생일파티
#바쁜 엄마라 미안해, 그리고 사랑해
11월 16일...
원래대로라면 꿈틀대는 추위에 갈피를 못 잡고 있는, 12월을 코 앞에 두고 있는 그저 평범한 하루였겠지만,
3년 전 우리 아이의 탄생 이후 우리에겐 그 어느 때보다 특별해진 하루.
결혼 2년 차, 늘 일에 치어 바쁘게 살아온 내게 찾아온 특별한 아이. 출산 휴가 한 달 전까지도 콩나물시루처럼 빽빽한 사람들 틈에서 출퇴근을 했던 나의 모습이 새삼스럽게 떠오른다.
당연한 이야기이지만 그때는 미처 알지 못했다.
엄마라는 이름의 무게, 그리고 워킹맘이라는 이름의 무게를...
평일에는 매일 늦고, 주말에도 일하는 남편.
멀리 있는 친정, 가까이 있지만 연로하신 시댁 부모님들.
일이 생겨도 주변에 의탁할 곳이 없던 내게 업무까지 바쁜 날이면 그야말로 혼돈 그 자체였다.
하지만, 나의 바쁨을 생각하느라 소외감을 느꼈을 아이를 살피지 못했다. 그저 유튜브를 보여주며 칭얼거리지 않게 잠깐이나마 시간을 벌어야겠다는 생각이 하루 이틀 쌓이며,
언제부턴가 바쁜 날은 아이는 유튜브, 나는 일... 이렇게 둘이 앉아 각자의 시간을 보내기도 했다.
세 돌이 가까워 오며, 점점 말이 늘어가는 어느 날.
업무 차 핸드폰을 보는 나를 지그시 쳐다보더니 그 어느 때보다 똑바르고 분명한 발음으로 말한다.
" 엄마 핸드폰 보지 않았으면 좋겠어, 나랑 놀자 "
그러더니 그 어린아이가 핸드폰을 들고 내가 찾지 못하는 곳에 슬쩍 숨겨둔다. 처음엔 그 말과 행동이 귀엽기만 했는데 아이를 재우고 그 상황을 곱씹어 보니 가슴이 너무 아팠다.
아니 쓰라렸다.
" 난 과연 무엇을 위해 달려가고 있는 걸까?
엄마로서 나... 잘하고 있는 걸까? "
11월 16일, 아이의 생일이 다가왔다.
하필 그날 바쁜 업무가 예정되어 있어 당일에 못 챙길 것 같아 지난 일요일 미리 생일 파티를 했다.
생일이 무엇인지 이야기해주고 선물도 해주며 나름 행복한 시간을 선물했다고 생각했지만, 한편으로는 바쁜 일 때문에 미리 보낸 아이의 생일이 내심 신경이 쓰이며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나중엔 다 잘 될 거야...
지금은 엄마가 바쁘지만,
시간이 조금만 더 지나면 괜찮아질거야...
내년 생일은 엄마가 더 잘해줄게... "
인생이 계획한 대로 흘러가면 얼마나 좋겠느냐만은,
미안함만 가지고 세월의 아량을 바라기에 우리 아이들은 너무도 빨리 크는 것만 같다.
11월 16일이 무슨 날인지, 생일은 무엇인지, 선물을 받아야 하는 건지 그 의미도 내용도 아직은 명확하지 않은 아이일지라도 '생일'을 떠올리면 늘 '엄마'와 '행복'을 추억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사랑해 내 아가...
엄마에게 와줘서 고맙고,
다시 한번 생일 축하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