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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메이쩡 Jan 13. 2022

<예술은 어떻게 비즈니스의 무기가 되는가>

0에서 1을 만들어내는 혁신적인 사고법

일 년 전 지금 이곳으로 이사를 오기 전에는 책을 읽고 싶으면 늘 20분을 걸어가 대형 서점에서 책을 보기를 즐겨했습니다. 하지만 일에 육아에 쉽사리 짬이 나지 않았던 제게 언제부턴가 서점은 20분이 아닌 2시간의 거리처럼 멀게만 느껴졌습니다.


이사 온 후에 가장 좋은 것이 무엇이냐고 누가 제게 묻는 다면 단연코 걸어서 3분 거리의 도서관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책을 한가득 빌려온 날이면 시장바구니 가득 먹을 것을 사 온 것처럼 뭔지 모를 풍족함을 느꼈고, 책을 읽고 반납하는 날이면 알 수 없는 미련과 홀가분한 기분 동시에 느꼈습니다.


올해부터는 책을 빌리면서 한 가지 결심을 했습니다.

바로 어떠한 책을 빌리든 간에 꼭 한 권은 문화 예술 관련 서적을 읽겠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선택하게 된 책,

<예술은 어떻게 비즈니스의 무기가 되는가>라는 책입니다.

어쩌면 예술이라는 한 방면이 아닌 비즈니스와의 연관성을 짚어주는 책이라 더 의미 있게 다가온 것 같기도 합니다.


우리는 막연히 예술이라고 하면 어려운 것, 나와는 상관없는 것, 돈이 많이 드는 것 등등... 경험해 보지 않았지만 주변에 떠다니는 다른 이들의 편견들을 마치 정설인 양 떠들어대고 멀리합니다. 저 역시도 예술이란 그저 나랑은 거리가 먼 그냥 아름답다 정도의 추상적 이미지로 생각했고요.


사실 우리 주변에 소위 성공했다고 말하는 사람들 대부분이 미술적 감각이 뛰어난 사람들이었다는 것을 이 책을 보고 처음 알게 되었습니다.


" 어렸을 때부터 논리적 좌뇌와 예술적 우뇌를 함께 길러야 한다. 모두 중요하다. "라는 이야기는 숱하게 들었지만 주변을 둘러보면 문과 아니면 이과라는 이분법적인 제도 속에 과연 그것이 가능할지 의문이 생길 정도입니다.

" 잘 먹고 잘 살기 위해서는 예술보다는 과학이다, 이과를 가야 성공한다 "는 둥 자본주의가 만들어낸 숫자와 데이터의 결과에 집중한 나머지 성공한 이들의 숨은 배경과 그 과정은 알려고 조차 하지 않죠.


이 책은 우리가 각자 고유의 영역이라고 생각했던 예술과 비즈니스가 만나서 어떻게 0에서 1을 만들어 내는지, 혁신적 사고방법인 아트 싱킹의 비밀을 다양한 인물들의 사례를 통해 이야기합니다.


위 문장을 보고 아하! 포인트라고 생각되는 부분이 있었습니다. 바로 예술을 만드는 사람인 예술가(작가)는 자기 안에 있는 생각을 표현하는 것이고, 디자인은 클라이언트의 과제 해결이라는 점을요.


저도 그간 회사 생활을 하면서 제가 표현하는 것도  생각의 발현이라기보단 고객의 과제를 해결하는데 초점이 맞추어져 있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그 과제를 창의적으로 해결한다는 것에  보이지 않는 한계가 있었던 것 같기도 하고요. 그 한계를 느끼는 순간 찾아오는 권태는 언젠가부터 특별히 새롭지 않은 마치 그림자와도 같은 익숙한 존재가 돼버린 것 같습니다.

 

인간의 좌뇌와 우뇌를 각각 논리와 감정으로 두고 보니 왜 좌뇌와 우뇌가 고루 발달해야 한다고 이야기하는지 단번에 이해가 되었습니다. 문제 제기를 하는 것 자체만으로 해결은 되지 않으니 방법으로서 필요한 것이 기술과 디자인이  수 있겠죠.


일례로 옛 인상파 화가들의 그림을 보면 선으로 대충 그린 것 같아 보여도 각기 나름의 점, 선, 도형 등 안정적인 수학적 구도들을 반영한 것입니다. 그리기 전 관찰을 하는데만 그 시간의 80 프로를 소비했을 정도로 철저하게 계산하고 그린 그림이라는 것을 그들의 작품이 인정받고 나서야 세상에 알려지게 된 것이죠.


지금은 고인이 되신 스티브 잡스도 꽤나 예술적인 면모가 있는 분이셨습니다. 대학교를 중퇴하고 청강생 신분으로 캘리그래피 수업을 들었고 10년 후 이 경험이 그의 맥에서 구체적으로 실현될 수 있었던 것이죠. 술에 대한 관심과 행동이 비즈니스적 사고에까지 영향을 미쳐 결국 전 세계를 놀라게 하는 결과를 가져오지 않았나 싶습니다.


언젠가 기계가 인간을 대체한다고 위협받고 있지만 이처럼 사람의 창의력으로 대체할 수 없는 이런 예술적인 부분들, 창의성이 필요한 부분들은 여전히 사람이 중요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사실 창의력이 있는 사람이 따로 있는 게 아니라 저자 말대로 어쩌면 우리는 평소 일상생활에서 꾸준히 창의력을 발휘하며 살아가는 존재인지도 모르겠습니다.


매일 가족들을 위한 밥을 하면서 처음 본 레시피를 따라 하다가 남아 있는 재료들을 조금씩 바꿔보고, 시간도 바꿔보고, 순서도 간혹 바꿔보면서 결국은 나만의 최적화된 레시피를 만들어내는 것. 이것 역시 창의력의 발휘라는 것을요.


1에서 2가 되고 3이 되는 것보다 0에서 1을 만들어내는 것이 어렵다고들 하는데요, 지금부터라도 예술적 사고와 시선에서 자세히 관찰하려는 시도를 해보면 어떨까요.


저도 바로 펜을 들고 거실에 있는 아이의 모습을 데생으로 그려보려고 합니다. 그러려면 아이가 움직이지 말아줘야 할 텐데 왠지 쉽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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