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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메이쩡 Feb 09. 2022

<결혼은 환상이고 부부는 현실이다>

by 공진수

일을 하고, 연애를 하고,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고...


인생이 끝을 알 수 없는 마라톤에 비유한다면, 저 나름대로는 적어도 남들에게 크게 뒤처지지 않고 적정 속도로 잘 달려왔다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결혼 생활을 하면서 화나는 일도 많고, 언성을 높이는 일도 생기기 마련이죠. 이제껏 어느 누구도 결혼생활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알려준 적이 없었고, 그야말로 맨땅에 헤딩하듯 사랑이란 감정만을 앞서 시작했기에 모든 것이 새롭고 서툴기만 했습니다.


몇십 년을 다른 환경에서 지내온 사람이 부부라는 인연을 맺고 평생을 함께 한다는 것은 정말이지 말처럼 쉽지만은 않은 것 같습니다. 이 책의 제목처럼 결혼은 환상이고 부부는 현실임을 체감하기까지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는 않았으니까요.


요즈음 방영되는 tv 프로그램을 보고 있노라면 예전에는 쉽사리 보지 못했던 장면들이 많이 나옵니다.

돌싱, 재혼 등등 예전에는 입 밖으로 쉬이 꺼내기 어렵던 주제들이 예능의 소재가 되어 나오는 것을 보니 새삼 시대가 참 많이 변했다는 것을 느낍니다. 더군다나 일반 출연자들도 많이 등장하면서 방송을 통해 본인의 아픔과 상처를 새로운 만남을 통해 적극적으로 개척하려는 사람들도 많아졌고요.


하지만 그럼에도 어쭙잖은 자존감과 강박으로 인해 자신을 소위 실패한 삶이라 귀속시키지 않으려 남은 인생을 더 불행하게 사는 사람들도 많이 있습니다. 이혼을 실패와 동일시하고 그런 시선에 주목받기 싫은 나머지 본인의 인생임에도 올바른 선택을 위한 주체자가 되지 못합니다.


저자는 결혼 후 성격 차이, 폭력, 외도 등 다양한 원인으로 위기를 맞아 상담을 청한 부부들의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이유는 다양하지만 그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공통적으로 떠오른 생각이 있었습니다. 바로, 서로 자기 이야기만 한 채 전혀 소통이 되지 않고 있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가만히 들여다보면 새롭게 나타난 문제도 있겠지만 대부분이 결혼 전에도 상대방이 이미 가지고 있을 확률이 높다고 말합니다.

농담 반으로 우리는 콩깍지가 씌웠다고 이야기 하지만, 가만히 생각해보면 정말 맞는 말 같습니다.

이미 확신으로 기울어진 마음의 눈에는 자기가 보고 싶은 것만 보이지 않았을까요?


이 책을 통해 느낀 점은, 누구나 결혼을 하고 이를 현실로 마주하는 순간이 오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결혼생활을 아무런 목표 없이 그냥 흘려보내기보다는 성숙한 인생을 목표로 삼아 앞으로 나아가야 한다는 것입니다. 우리는 늘 누구와 사는가에 집중한 나머지 어떻게 사는가에 대해서는 진지하게 고민해 보지 않은 것 같습니다.


저 역시 삶이란 늘 경험을 통해 받아들이는 것이라고 여겼습니다. 결혼 역시도 자신이 선택한 삶이니 그 어떤 시련이 와도 자신의 선택에 책임을 지고 그저 묵묵히 지켜내야 한다고 말이죠. 하지만 이 책을 읽고는 생각이 조금 바뀌었습니다. 결혼의 결론이 행복과 성숙이 아닌 상처와 이혼으로 마무리되지 않으려면 이를 미리 적극적으로 예방하는 자세가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세상 모든 일에 있어 예방해서 나쁠 것은 없고, 일이 벌어진 후 그 치료를 위해 감내해야 하는 정신적, 물질적, 정서적 고통을 생각한다면 이미 충분히 가치 있는 일이니까요.


저자는 책의 서두에서 이야기합니다.

수많은 사람 가운데 배우자가 될 사람을 만났다는 것은 기적이 아니면 불가능한 일이라고... 하지만 이런 기적 같은 삶을 누군가는 기가 막힌 삶이라고 부정적으로 표현합니다.


그 기적 같은 인연을 지킬 수 있도록 저도 제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해 보렵니다. 이 땅의 모든 부부들이 결혼을 기적으로 여기는 그날이 오기를 바라며 말입니다... ^&^



사진_픽사 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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