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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메이쩡 Feb 22. 2022

<내가 사랑한 화가들>

by 정우철


얼마 전 <방구석 미술관>이라는 책을 읽었습니다.

아주 흥미롭게 읽었던 책이라 그런지 같은 주제를 다루는 또 다른 작가의 시선과 관점은 어떨지 몹시 궁금했습니다. 그래서 선택한 책 <내가 사랑한 화가들>입니다.


특히, 글쓴이의 직업이 도슨트 즉 전시 해설가라는 점에 무척 끌렸습니다. 사실 이 정우철 님은 매력적인 전시 해설로 이미 많은 팬이 있는 분이셨습니다. 저도 예전에 직장 상사를 통해 '이 분은 전시해설계의 유노윤호다'라는 사심 어린 발언을 들은 적이 있는데요, 참으로 매력적인 타이틀을 얻은 그의 인기가 늘 궁금했습니다.


가끔 미술관이나 전시관을 가면 자동으로 저장된 기계음을 통해 짧은 정보만을 주입받거나,

단체로 가기라도 하면 무전기를 통해 지지직 잡음과 함께 섞여 나오는 알 수 없는 소리에 슬며시 무전을 꺼두었던 기억이 납니다. 그러다 보니 아무런 배경지식 없이 그저 점, 선, 면 그리고 색으로 보이는 미지의 세계에서 서둘러 빠져나가고자 출구로 보이는 가느다란 빛을 쫓기에 바빴습니다.


<방구석 미술관>에서 읽었던 화가들을 다시 만나니 반갑기도 하면서, 같은 작가의 또 다른 작품들을 만나보니 더욱 반가운 느낌이 들었습니다. 수많은 화가들의 생애를 한 편의 영화처럼 감상하고 나니, 이 책을 다 읽었을 때는 마치 영화관에서 갓 빠져나온 듯한 어지럼증을 느꼈습니다. 그 정도로 저자의 이야기가 생생했다는 것이겠지요.


이 글에 등장한 모든 화가들은 공통적으로 미술에 천부적인 재능을 타고난 것 같은데요, 거기에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이러한 감정들까지 캔버스 위에 스며들기까지 하니...

오랜 세월을 지난 지금까지도 그들의 작품이 예술로서 많은 이들에 사랑받을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수많은 화가들 중에서도 단연코 가장 기억에 남는 화가가 있습니다. 바로 '프리다 칼로'입니다. 

같은 여자임에 본능적으로 끌리는 감정도 있겠지만 한 남자의 아내로서, 엄마로서 느껴야 했을 슬픔과 고통의 무게가 감히 추측하기 조차 어려웠습니다.


선천적인 장애에 더해져 불운의 교통사고로 엄마가 되기 힘들 수 있다는 의사의 말이 당시 그녀에겐 얼마나 가시처럼 꽂혔을까요? 사람은 가지지 못하는 것에 더욱 집착할 수밖에 없는데 점차 달아나려는 그의 남편, 끝내 잃고만 아이를 캔버스 위에 슬픔으로 채색할 수밖에 없었던 그녀의 심정을 그 누가 헤아릴 수 있을까요?


그래서인지 그녀의 작품을 보고 있노라면 작품성은 차치하고서도 그녀의 붓끝에서 묘연한 슬픔이 느껴집니다.

머리로 그녀의 작품을 해석하는 것 자체가 의미 없이 느껴지고, 가만히 눈을 감고 직접 그녀가 되어 잠시나마 그녀의 감정을 헤아려보는 것. 그것이 슬프고도 진하게 남은 그녀의 천재성을 기릴 수 있는 작은 의식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었습니다.


언젠가 미술관에서 직접 이 정우철 도슨트의 전시 해설을 들을 수 있는 날을 손꼽아 봅니다. 책을 통해 눈으로 보고 머릿속으로 상상한 감동도 이 정도로 놀라운데...

직접 그의 말을 귀로 담을 수 있다면 얼마나 더 좋을까요?



사진 출처 프리다 칼로 - 나무 위키 (namu.wik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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