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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메이쩡 Apr 06. 2023

<과학, 그게 최선입니까?>

윤리가 과학에게 묻는 질문들


내겐 과학이란 늘 낯선 단어였다.

필요하지만 어렵고, 실체가 없어 보이지만 직접 경험하고 있기도 한 한마디로 정의할 수는 없지만 잘 모르기 때문에 막연히 '과학'하는 사람을 나와는 다르게 보고, 오히려 멋지게 바라본다. 물론 지금도 그렇다.


그런 과학에게 과학자들에게 그게 최선이냐고 질문하는 책, 제목부터 신선했다. 얼마 전에 기술 윤리에 관한 책을 읽은 적이 있었는데, 우연찮게도 연이어 과학 윤리를 접했다.

기술 윤리에서는 기술을 설계하는 단계에서부터 실제 사용하기까지 사람과 그 사회를 고려하여 적용하고 이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이 필요하다고 했는데, 과연 이 책에서는 어떤 윤리를 말하려고 하는 것일까 궁금해졌다.


저자는 생태계를 연구하는 생태학자로 대중과 지속적으로 과학에 대해 글로 소통하고 있다.

이 책에서는 과학 기술뿐만 아니라 생물 다양성, 온라인 윤리, 반려 동물, 기후 등 다양한 사회적 의제와 함께 과학의 미래를 위한 윤리적 과제들을 이야기한다. 또한 과학자들 스스로가 거짓을 이야기하지는 않았는지에 대한 과학자 개인의 연구 윤리부터, 이 과학이 사회적 구조에 입혀졌을 때 나타나는 각종 문제들을 심도 있게 다룬다. 하지만 전혀 어렵게 느껴지지 않았고 오히려 재미있었다.


경쟁하듯 달려온 눈부신 과학의 발전을 부정하고 싶은 것은 아니지만, 간혹 이런 생각이 든다. 이게 꼭 필요한가?

꼭 빨라야 좋은 것일까? 그 진보를 만들어 내는 것도 누리는 것도 모두 인간이기에 발전된 과학이 주는 명과 암에 대한 이해와 반성은 반드시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는 과학자가 아니니 실제 과학자들이 어떻게 생각하고, 어떻게 연구하고 세상을 이롭게 하는지 그 과정을 잘 알지는 못한다. 아마 과학자 본인들이 제일 잘 알 것이다.

우리는 그저 그들의 연구 성과 tv나 신문 기사를 통해 한국의 경쟁력에 일조했다는 기사, 노벨상 수상 후보 등에 거론될 때나 알게 된다. 

지만 이 책을 보면서 생각이 조금 바뀌었다. 과학자들도 사람이구나, 그들도 인정에 대한 욕구가 크구나, 그들의 신념을 뒷받침하기 위해서 사회에 잘못된 영향을 줄 수 있는 거짓도 진실이 될 수 있구나 하고.


얼마 전 친구에게 웃으며 물었다.

" 난 이렇게 생각하는데 넌 어떻게 생각해?"

" 네가 원하는 대로 해. 어차피 너 이미 결정한 거 아니야?"

이어지는 친구의 대답에 잠시 당황했지만 결코 부정할 수는 없었다.

사람이라면 모름지기 내가 생각하는 대로 이루어지길 바라고, 그 생각은 생각보다 쉽게 바꾸기 어렵다.

하물며 인류의 더 나은 삶을 위해 매일을 반복되는 연구로 보내는 과학자들이라면 어떨까?

만약 머릿속에 검증하고자 하는 가설이 처음부터 잘못된 것이라면? 세상의 인정을 위해 혹은 연구 업적을 위해 그 과정에 부정이 숨어 있다면? 그 거짓이 꼬리를 물고 불필요한 후속 연구가 계속되고 있다면?

난 과연 내 업적에 대한 관심과 기대 그리고 환호 속에서 진실을 주장할 수 있을 것인가!


더 나은 세상, 더 나은 과학이 되는 건 우리 모두 바라는 바이지만, 그전에 더 중요한 것은 과학자 스스로가 떳떳한가, 우리 사회에 이 과학이 자연스레 스며드는 데 윤리적 문제는 없는가 등 다양한 윤리적 딜레마를 해소하려는 노력과 시도가 필요하다.

물론 과학의 수혜도 폐해도 함께 짊어져야 할 우리 역시 이를 외면하지 말고 그들이 결과보다 목적 그리고 과정에도 집중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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