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지옥>에 열광하는 이유?

차갑거나 혹은 뜨겁거나

by 메이쩡


요즘 <결혼지옥>이라는 프로그램을 즐겨본다.

말도 많고 탈도 많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이들이 계속해서 시청하는 이유가 무엇일까?


경험자의 입장에서 생각해 보았다. 나와 다른 일반인들의 결혼 생활은 어떨까?라는 단순한 호기심은 아니었던 것 같다. 말 그대로 결혼지옥이라고 표현하는 그들의 전쟁은 어떨까 궁금했다. 뜨겁거나 혹은 차갑거나 극단적인 온도에 반응하는 시청자들에겐 이 차가움의 정도가 무척 궁금했을 것이다.


그들의 환경은 지극히 평범한데 평범하지 않은 결혼생활로 서로를 물고 뜯는 사람들이 나온다. 누군가는 몇십 년 동안이나 곪아 있던 상처로 그저 명목상의 결혼 제도만 유지하기도 하고, 누군가는 실제 이혼을 요구하며 끝을 향해 내달리기도 한다. 그들은 서로 언성을 높이는 장면엔 익숙하면서도 방구석에서 조용히 눈물을 훔치는 아이들을 보면 몰랐던 사실에 눈물을 토해낸다.


실제 내가 당사자였을 때는 나의 외침도 아우성도 아무도 들어주는 것 같지 않았는데 이렇게 제삼자의 눈으로 보니 알 것 같다. 말하지 않고 표현하지 않고 그저 묵묵히 참아내는 것은 아무 힘이 없다는 것을. 늘 곁에 있어도 표현하지 않으면 오히려 남보다도 못하다는 것을. 하물며 전 국민의 눈앞에 자신들을 드러내는 것이 얼마나 큰 용기가 필요할지 말이다.


그저 길 건너 불구경하듯 단순한 호기심으로 보는 이들도 많겠지만 누군가에겐 실패하지 않기 위해 큰 용기를 낸 이들에게 대신 고마워하며 보는 이들도 많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들을 보며 울고 웃고 또 공감하며 결혼이라는 현실과 책임에 대해 늘 자각하게 되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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