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착인형

모전자전

by 메이쩡

어렸을 때부터 곰돌이 인형을 좋아했다. 여자 아이가 인형을 좋아하는 게 아주 자연스럽게 느껴질 수 있지만 내게 있어 인형은 뭔가 특별했다. 매일 잠을 잘 때도 여행 갈 때도 심지어 교환학생으로 유학을 갈 때도 늘 함께 하곤 했다. 어느 날 곰돌이 인형 눈이 하나 빠졌는데 하루종일 울었다. 어렸을 때인데도 아직도 그 감정과 뜨거운 눈물이 생생하게 기억이 난다.


나를 닮은 내 아이도 인형을 무척이나 좋아한다. 잠을 잘 때도 유치원을 갈 때도 놀러 나갈 때도 어김없이 인형 하나를 집어든다. 나와 다른 점이라면 나는 한 인형에게만 듬뿍 사랑을 주었지만 이 아이는 가지고 있는 인형 모두를 아낀다는 것이다. 그렇게 순수한 얼굴로 인형과 이야기하고 있는 아이를 보면 귀여우면서도 내 어렸을 때 생각이 나기도 해 피식하고 웃게 된다.


어느 날 유치원 선생님이 이야기하셨다. 우리 친구가 인형을 가지고 오면 다른 친구들도 가지고 싶어 해 곤란할 수 있다고 아주 정중하게 말씀하셨다. 그때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나에겐 귀엽고 사랑스러운 행동이 밖에서는 누군가에겐 곤란한 상황을 만들게 될 수도 있겠구나. 아이에게 조곤조곤 이유를 설명했다. 그리고 당장 오늘부터 집 문 앞에서 인형과 인사를 나누고 혼자 씩씩하게 걸어 나갔다.


아이를 키우며 나도 함께 크는 것 같다. 내생에 많은 경험을 해봤지만 엄마라는 경험은 처음이라 배우며 함께 성장하는 느낌이다.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결혼지옥>에 열광하는 이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