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즈음 브런치에 올라오는 수많은 작가님들의 글을 열심히 읽고 있다.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이 공간은 내가 글을 쓰면 누군가 읽어주고 공감해 주는 공간이라고만 생각했다. 마치 뱉어내지 않으면 속에서 끓어올라 넘치는 생각들을 덜어낼 공간이라고. 그래서 가끔씩 내 생각들만 정리하고 그 생각들을 되새김질하곤 했다.
그러다 언제부터인지 이 공간에서 다른 이들의 생각을 읽고, 공감하는 게 즐거워졌다. 글재주를 떠나 같은 세상에서 다른 시선으로 사유하는 이들이 이렇게나 많다는 것을 전에는 왜 미처 몰랐을까. 누군가 내 상처와 생각만 보듬어주기를 바랐지 다른 이의 상처에 내 걱정 어린 시선을 보태며 생각지도 않게 위로받을 생각을 왜 못했을까 싶었다.
나에게 보여주는 글이라고 생각하고 썼지만 실은 그저 남에게 잘 보이기 위한 글이었을 수도 있겠다. 수십 번 고쳐 쓴 문장은 나의 마음을 바르게 들여다보려고 한 것이 아니라 남에게 더 인정받기 위한 시도였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나 자신을 위한 글이 언제부턴가 다른 이들의 시선을 우려한 글이 되었다. 그렇게 내 글에만 시선과 생각을 몰입한 채 써 내려갔고 사실 결과적으로도 많은 이들의 시선과 공감은 얻지 못했던 것 같다.
시선을 잠시 돌려보니 그제야 다른 이들의 삶과 의미가 눈에 들어온다. 비슷한 삶 속에서 어쩌면 더 드라마 같은 일상을 보내며 글로 스스로를 위로하는 그 마음이 보이기 시작한다. 이제껏 답글을 남기지 않던 나도 공감하는 마음에 한자씩 적고 소통하기 시작했다. 그 이후 이 공간이 더욱 소중하고 의미 있게 다가옴은 물론이다.
앞으로도 이 공간에서 많은 이들의 글에 적잖이 공감하며 웃고 울고 또 위로받는 시간을 보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