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 (영화 감상문) 후회 없이 나 자신을 사랑하고파

영화 ‘제이 켈리’를 보고

by Double P

어쩌면 우리 모두의 이야기


평소 영화를 즐겨보는 편은 아니지만, 친숙한 배우가 나오는 영화는 왠지 확인해보고 싶은 마음이 커집니다. 바로, ‘제이 켈리’라는 영화로, 유명한 조지 클루니가 주연을 맡았더군요. 적당히 킬링 타임이나 할까,라는 마음으로 플레이 버튼을 눌렀습니다.


조지 클루니와 애덤 샌들러, 그들도 나이가 많이 들었구나


전반적으로, 영화는 별다른 특수효과나 극적인 전개 대신 등장인물의 내면을 조명하며 관객들에게 조용히 질문을 던지며 등장인물들이 해답을 찾아가는 과정을 그려나갑니다. 대강의 줄거리는 이렇습니다.


주인공 제이 켈리는 수십 년간 최정상의 자리를 지킨 할리우드 배우입니다. 대중의 사랑을 받으며, 커다란 저택에 개인 제트기까지 보유한 그는 겉으로 보기에는 부족함이 없어 보입니다. 하지만 그는 늘 알 수 없는 공허함을 느끼죠.


영화는 제이 켈리가 갑작스럽게 예정된 촬영을 취소하고 유럽으로 여행을 떠난 딸을 쫓아 나서는 여성을 그립니다. 그 과정에 매니저 ‘론(애덤 샌들러)’이 동행합니다. 이 여행 과정에서 제이 켈리는 그가 스타가 되기 위해 선택했던, 어찌 보면 희생의 순간들을 대면합니다.


그런 과정들을 보면서 현재 그가 느끼는 공허함이란 과거의 선택들이 그의 삶에 남긴 상처의 결과물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영화는 그가 이 상처들을 어떻게 받아들일지 묻고 있었습니다.


선택의 결과물인 나


이 영화에서 제이 켈리는 과거의 선택(상처)을 후회하는 모습을 보이며 어떻게든 회복을 하려고 시도합니다. 하지만 그 노력은 딱히 이렇다 할 효과가 없습니다.


영화의 첫 장면은 제이 켈리가 출연하는 한 영화의 엔딩 촬영으로 시작합니다. 제이 켈리는 자신의 마지막 연기에 아쉬움을 표하며 “다시 한번 더 할 수 있어”라고 말하죠. 이에 영화감독은 “좋았다”라고 말하며 촬영을 마무리하죠. 그리고 영화의 엔딩에서도 제이 켈리는 “다시 한번 하고 싶다”는 식의 대사를 합니다.


인생이라는 영화 안에서 ‘나’라는 배역을 맡아 살아가는(연기하는) 것이 ‘나’라는 사람이죠. 때로는 연기 결과에 만족하지 못해 다시 하고 싶을 때도 있죠. 하지만 실제 삶을 다시 산다는 것은 불가능한 일입니다. 기쁜 선택, 행복한 선택, 환호성이 터지는 선택이 나의 삶이 듯, 실수의 순간도, 부끄러운 일도, 모질었던 순간도 다 내 삶을 구성하는 것들이죠. 지난 나의 삶을 부정하는 것은 어찌 보면 참 슬픈 일이 아닐까요. 내가 거쳐온 나의 시간들을 온전하게 인정하고 사랑하라 것이 감독의 메시지가 아니었을까 싶습니다.


매니저 론의 선택


영화에서 매니저 론의 역할도 저는 흥미로웠습니다.

그는 선택의 우선순위를 조명하는 듯했습니다. 론은 제이 켈리의 성공을 위해 말 그대로 ‘헌신’합니다. 제이의 커리어를 관리하고, 그의 가족들이 겪는 문제까지 해결하려고 노력하죠. 제이의 성공가도에 그의 손길이 닿지 않는 것은 없습니다.


하지만, 제이를 향한 론의 무한 헌신 덕에 론의 가족들은 아버지의 부재를 겪고 있습니다. 자녀의 중요한 이벤트가 있는 날 제이의 부름에 달려 나가야 하고, 자녀가 아파할 때 곁에 있어줄 수 없죠. 직업적 성공을 위해 가족을 포기하는 듯한 모습이죠. 제이의 그것과 크게 달라 보이지 않습니다.


하지만, 론은 결말에 이르러는 제이 대신 가족을 선택하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저는 이 모습을 보고 타인의 별을 지키려다 자신의 우주를 잃을 뻔했던 론을 응원했습니다.


나의 우주를 안으며


감독은 인생에 리테이크(Retake)는 없다는 것을 말하고 있습니다. 과거를 편집할 수도 없습니다. 성공과 실수, 후회와 미련. 이 모든 것이 지금의 나를 구성하는 재료입니다. 완벽한 선택만으로 이루어지는 삶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불완전하고 상처 입은 지금의 나를 끌어안는 것은 나로부터 시작해야 합니다. 후회를 멈추고 현재를 사랑하는 것. 이것이 영화가 말하는 메시지가 아니었을까요.


이 글을 읽으시는 당신이 지금 이 순간, 온전히 본인을 받아들이고 스스로에게 따뜻한 응원의 말을 건네보는 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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