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 피아노, 다시 치고 싶지만 어디서부터?(2)

피아노 취미에 관한 질문 - 절대 어렵지 않아요

by Double P

1. 레슨은 받아? 꼭 받아야 해?


그동안 꽤나 많은 취미를 가지고 살아왔다. 볼링, 수영, 야구, 스노보드, 서프보드, 골프, 아이키도... 등등 많은 취미가 있었는데, 레슨을 받지 않은 취미는 없었다.


레슨을 받는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가장 큰 이유는 내가 어떻게 하고 있는 지를 점검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골프를 예를 들자면 유튜브를 보면서 '아 저렇게 하는 거였구나'라고 깨우침을 얻고, 연습장에서 열심히 그 동작을 연습해 보는데, 정작 엉뚱하게 수행하고 있는 경우가 태반이었다. 거울을 보고 연습한다고 하지만 거울에 시선을 두고 동작을 하는 것과 공을 바라보고 동작을 하는 것의 미세한 차이가 가져오는 나비효과를 무시할 수도 없었다.


그래서 피아노를 다시 쳐야겠다고 생각했을 때 가장 먼저 한 것이 동네에 있는 피아노 학원 탐방이었다. 성인피아노를 전문으로 하는 곳이 광화문 쪽에 있었는데, 아무래도 학원이나 헬스장 같은 곳은 집 근처에 있어야 안 빠지고 꾸준히 다니게 된다.


문제는 동네 상가에 있는 피아노 학원들은 학생들을 상대로 하다 보니, 배 나온 아저씨가 학원을 다니겠다고 상담을 하니 불편해하는 분위기였다. 그나마 웃으며 반겨주신 원장님이 계신 곳으로 등록해야 하나 고민하고 있던 찰나에 집사람의 지인의 부인(역시 대한민국은 인맥)께서 집에서 멀지 않은 레슨실을 소개해 주셔서 현재까지 열심히 다니고 있다.


피아노를 취미로, 꾸준히, 잘 하고싶은 욕구가 있다면 무조건 레슨을 받으시라고 말씀드린다.


2. 뭐부터 해야 해? (진도에 관한 질문)


어릴 적 피아노를 그만둘 때, 대다수가 체르니 30번 혹은 40번까지 쳤다고 언급하면서 체르니부터 다시 쳐?라는 질문을 많이들 한다. 혹은, 뭐부터 쳐야 해?라는 질문도 많이 한다.

이 질문을 들으면 저절로 "음.... 글쎄..."라며 즉답이 나오지 않는다. 피아노 교습 과정에 대해 고민을 해본 적이 없을뿐더러 '특별히 정해진 코스가 있나?'라는 생각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보통은 개인의 경험을 이야기하면서 설명을 한다.

나의 경우에 레슨실을 처음 방문할 때 나의 실력이 어느 정도인지를 선생님한테 보여주기 위해서 아주 유명한 클레멘티의 소나티네를 쳤다. 오랜만에 피아노를 치는 것이기도 하고 나의 실력이 어느 정도인지 가늠할 수 없었기에 초등학생이 치는 유명한 곡 중에 하나를 골랐던 것 같다.


다행히 선생님께서 치고 싶은 곡을 쳐도 될 듯하다고 말씀하셨고, 당시에는 알고 있는 피아노 곡이 거의 없어 쇼팽의 녹턴 op.9-2를 쳐보고 싶다고 해서 본격적으로 피아노 생활을 시작했다. 그러다가 쇼팽의 왈츠도 쳐보고 다른 녹턴들도 쳐보다가 모차르트 소나타도 쳐보는 등 곡의 범위가 자연스레 넓어지는 경험을 했다.


우선은 본인의 실력을 점검받고, 다룰 수 있는 곡 중에 마음에 드는 곡으로 시작해 보라고 말씀드리고 싶다. 체르니 30번인지 40번인지는 과거의 이야기이고, 현재의 상태를 확인해 보는 것이 우선이다.


3. 결론은, 어떤 수준으로 피아노를 치고 싶어?


"사실 취미로 하는 피아노이기 때문에 어느 수준을 기대하는지에 따라 피아노를 대하는 태도는 달라져요. 다만, 제법 많은 취미를 경험해 본 바 잘해야 재밌고, 재밌어야 오래더군요. 이왕 취미로 피아노를 시작한다면 하농과 같은 기본기 연습은 물론이고, 작곡가와 시대별 음악의 특성을 공부하면서 나름의 곡 해석에서 오는 재미도 느껴보세요. 그리고, 피아노 역사에 남겨진 유명한 피아니스트들의 연주를 감상하면서 연주자별 특징을 비교하고, 현재 활발이 활동하는 피아니스트의 공연도 찾아다니면서 자신의 음악성을 찾는 소중한 시간을 가져보면 좋지 않을까... 요? 저기요?"


"......"


피아노에 관한 질문을 받으면 처음에는 다소 소극적인 자세였지만 질문에 대답을 이어가다 보면 어느 순간 더 신이 나서 되려 질문을 하고 있는 나를 발견한다. 문제는 이 단계에 다다르면 상대방은 이미 피아노에 관한 흥미가 떨어져 보인다는 것인데, 피아노 전도가 실패했음을 직감하는 순간이고, 쉬운 것을 어렵게 설명하는 나의 잘못을 반성하는 순간이다.


여러분, 피아노 취미 어렵지 않아요. 못한다고 뭐라 하는 사람도 없지만, 한 곡정도 피아노 앞에 앉아서 연주할 수 있다면 멋지잖아요? 우리 같이 도전해 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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