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번째 비행기 기다리면서
하나님 감사합니다, 얼마 후 Oxford’s “dreamy spires”를 보게 되겠네요.
언니가 내가 간다고 뭐해줄까? 뭐 먹고 싶은 거 없어? 물어보다가 방학 동안 우리 둘이 먹으려고 한인마트 가서 맘먹고 산 1kg 김치통의 남은 김치로 김치전을 만들어줬다. 그걸 먹으면서 언니가 우리가 영국을 떠나 온 지 11-12년이 됐단 사실을 말했다.
“어제”도 새벽에 이미 자고 있는 언니 옆 이불 밑으로 조심히 들어갔다. 그러고 누워서 생각하니 그럴게 영국 간다는 게 실감이 되는 것 같았다. 실감을 더 제대로는 거기 도착했을 때 갑자기 할 것 같아 그 서프라이즈를 기다리는 중이다. 바라기는 (제발) 그 기분 좋은 의미의 서프라이즈만이길…
아니, 아까 그 1시간짜리 비행기에 탔을 때 실감이 이미 됐나? 그랬던 것 같다. 그 비행기를 타니 벌써 영국발음을 가진 사람들의 말소리가 내 주위로 들렸을 때 조금 놀랐다. 그 발음이 듣기 낯설 거라고 생각하진 못했는데 확실히 익숙해진 미국발음과 달랐다. 들은 지 참 오랜만이라는 것도 실감이 됐다.
사실 지금 정신이 좀 없긴 하다 ㅎ
언니와 OOO가 정말 잘, 그리고 많이 도와줬다. 나 혼자서는 조금 정신 나갈 것 같았었다. 김치전 같이 먹다가 그렇게 내가 두 사람 앞에 울먹거리고 나서 기분이 확 괜찮아졌었다. 내 일이어도 나 때문에 지체되는 것 같은 상황이 만들어지자 속으로 다시 다급하고 조급해졌지만.
언니도 gofundme랑 gradschool in-person auditions랑 gradschool 다 잘 되길.
(지금 시각 8:44 p.m., 사람들이 비행기 타는 중, 2025/01/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