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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장여결

내 계획과 달리, 꾸준히 글을 올리지 못하고 참 오랫동안 올리지 않게 되었다. 그러는 동안 왜 나는 글을 올리지 않게 되는지 생각을 종종 하게 됐다. 물론 삶이 바삐 움직인다고 느낀 것이 이유 중 하나이다 (지금 여름 방학이라, 꼭 그렇지도 않은데도).


하지만 그보다, 이 두 가지 이유가 더 큰 원인이 되는 것 같다. 하나는, 내가 글 쓸 땐 한국어보다 영어가 편해서, 엄마께 내 글을 올리기 전 한 번 수정해 주실 것을 부탁드렸던 것이다. 그렇게 하니 분명 내 글이 다른 사람이 읽어도 이해할 수 있는 글이 됐지만, 엄마가 워낙 심혈을 기울이시고 내 한글도 워낙 어색해서 시간과 공이 너무 많이 들어가게 되는 것 같았다 (그것도, 내가 아닌 엄마의 시간과 공). 계속 부탁드리기도 그래졌다.


또 하나는, 여태까지 올려본 건 올리는 시점에선 예전에 쓴 글들인데, 왠지 나에게 그건 브런치스토리의 유익을 누리지 못하는 행동인 듯하다는 것이다. 예전에 쓴 글을 올리는 나의 목적은 원래, 내가 글을 쓸 때만큼은 사람을 의식하지 않게, ‘나만의 공간’을 만들어 놓는 것이었다. 그렇지만 애초에 내가 브런치스토리에서 글을 쓰고 싶어진 것은, 조금 두렵고 조금 의식이 되지만 몇 사람에게라도 읽히는 글을 쓰고 싶어서였다.


계획이 또 바뀔 수 있겠지만, 현재로서 나는 이렇게 그냥 방금 든 생각들을 글로 써 올리고 싶다.


올리고 있던 흐름, 즉 봄학기에 있었던 일들은 나중에 다시 이어서 올리게 될 수도, 아닐 수도 있을 것 같다. 그래서 그 일들을 일단 다 요약하자면, 정말 예상도 못하게 좋은 시간이 되었다는 것이다. 그때 새롭게 발견한 내 모습이 분명 있었는데, 여름방학이 되고 집으로 돌아오니 나는 봄학기 동안의 일들은 없었다듯 너무나 자연스럽게 내 제자리로 돌아왔다. 제자리로 돌아온 것도 나쁜 것은 아니고, 또 그럴 수 있다는 것이 감사하지만, 가끔가다 그 봄학기를 의도적으로 떠올려본다 (벌써 기억이 가물가물). 그 경험의 기억이 나에게 색다른 힘을 보태는 것 같다. 한 가지 다른 나를 발견한 기억은 다른 다양한 나도 존재할 수 있다는 걸 느끼게 해주는 것 같다.


아무튼, 지금은 어떻게 하다 이렇게 늦어졌는데… 이거 올리고 빨리 푹 잘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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