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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루 Jun 21. 2021

변화는 순간적으로 찾아온다

에브리바디 페이머스


수줍음이 많은 아이였다.

초등학교 통지표 가정 통신란에

‘발표력이 부족합니다’라는 말이

매번 적혀있었을 정도로 남들 앞에

나서서 무언가를 한다는 것이 나에겐

곤욕이었다.


특히 중학교 2학년 때 최악의 사건.
5분 스피츠라는 교내 행사에 글을

응모했다가 반대표로 뽑혔는데,

전교생들이 보는 앞에서 원고를 읽다가

제한시간이 몇 분 남지 않았다는

경고 벨 소리에 당황하기 시작했다.

결국 끝맺음도 못한 채 내려올 수밖에

없었던 나는 창피함과 속상함에 혼자

교실로 달려와 펑펑 울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그 병(?)을 고칠 수 있었던 것은

정말 우연치 않은 계기에서였다.

음악 수업 시간, 정말 어쩌다 아이들

앞에서 노래를 부르게 된 나.

떨리는 마음은 여전했지만

그 뒤에 돌아온 선생님의 칭찬.

그리고 아이들의 박수소리.



마르바는 가수가 되어 유명해지고 싶다.

하지만 뚱뚱하고 못생긴 얼굴은

수많은 노래 콘테스트에서 매번 낙방의

쓴맛을 보게 한다.  


"인형극을 보러 온 아이들은

내 노래를 좋아하지만, 어른들은

노래보다는 항상 내 외모만 먼저 봐."


실력은 있지만 무대 위의 자신을

바라보는 사람들의 시선에서 자유롭지

못했던 마르바는 점점 자신감을

잃어간다.

아버지 쟝 역시 답답하고 속상한 건

마찬가지. 어떻게 해서든 딸의 소원을

이뤄주기 위해 어설픈 실력으로

작곡도 하고, 국 극단의 조치로

유명 여가수 데비를 납치하기에 이른다.

데비의 매니저에게 내건 쟝의 엉뚱하지만

절실한 요구조건.  


“내가 작곡한 노래에 가사를 붙여주고

이를 마르바가 부를 수 있도록 해주시오.” 


우여곡절 끝에 드디어 마르바가

TV 쇼프로를 통해 데뷔하는 날,

동시에 데비 납치극의 범인이

쟝이 라는 것이 생방송으로 공개된다.

떨리는 마음으로

무대에 섰던 마르바에게

이는 충격이 아닐 수 없었다.


“아빠 왜 그런 짓을?”

“아니다, 얘야… 노래할 준비는 됐니?”

“근데 좀 두려워요. 이럴 땐 아빠의

따뜻한 포옹과 키스가 그리워요.”

“다 잘될 거다. 내가 널 믿는단 걸 알지?

난 네가 자랑스러워.”


변화는 때론 순간적으로 찾아온다.

정말 사소한 계기였지만 그 이후 나는

사람들 앞에 서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았다. 그때의 음악 시간이 가져다준

용기와 자신감, 작으나마 내가 무언가를

잘할 수 있다는 깨달음...


마르바에겐 경찰에 둘러싸인 순간에도

사랑하는 딸에게 격려의 말을 잊지 않던

아버지의 모습이 바로 억눌려있던

자신감을 되찾게 해주는 힘이었다.


마르바는 지금껏 자신의 뚱뚱한 몸과

못생긴 얼굴을 가리고 있던

망토와 가면을 벗어던지고, 당당히

무대 위에 선다.


아버지가 자신을 위해 작곡한

'럭키 마누엘로(행복한 남자)’를

지금까지와는 달리 힘차게

열창하는 그녀.

마르바의 노래는 이제 자신의 운명을

개척해 가기 위해 노력하는 모든

이들에게 바치는 찬가가 된다. 





럭키 마누엘로


그는 너무도 평범한 남자

그 흔한 기회조차 한번 없이

마치 한평생 그런 식으로

평범하게 살 것 같았지


하지만 그는 포기 않고

한줄기 희망에 매달렸네

운명은 자신의 몫이며

자신이 개척해야 하니까

그는 너무도 평범한 남자

그 많은 사람들 가운데 그냥

묻혀버릴 것 같았지

자신만은 그게 아닌데


그의 친구들 그를 놀리고

주위 사람들 그를 비웃네

세상 태어날 때

우리 모두 빈손으로 태어나는데

인생은 공짜로 주어지지 않네

바람대로 되지도 않고

이럴 때 마누엘로는 말하지

그 분명한 목소리로

자기 자신을 믿으라고

자신의 내면을 믿으라고

그땐 밝은 태양 떠오르고

어두운 밤 사라진다고

내 행복의 쟁취 나 자신의 권리

럭키 마누엘로 럭키 마누엘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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