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네마 Nema / No.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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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ODD

수브이(Suvui)는 전 세계의 이슈들을 조명하기 위해, 토파이오 산하에 창립된 국제 언론사다. 세네큘라 친구 중에 수브이의 부장급 직원이 있었고, 그녀를 통해 진실을 알리기로 결심한다. 세네큘라는 카페에서 만나자는 메시지를 친구 노타 무카에온(Nota Mucaeon)에게 남긴다.

'노타, 아주 중요하고 급한 일이야. 언제 만날 수 있어?'

다음 날 이른 아침, 시무스 연구소에서 거리가 좀 있는 어느 한 카페에서, 안절부절못하며 긴장한 세네큘라는 전해줄 내용을 검토하며, 노타가 오기를 기다린다.

'내용은 이 정도면 충분히 담겨있어. 다만, 이 내용을 외부에 알려도 되는 걸까? 외부에 유출되면 사회는 혼란에 빠질 거야. 부모님... 동생한테는 미리 말을 해둘까? 뭐라고 말해야...'

네마가 아니었던 세네큘라는 토파이오의 지원을 받아 진행된 연구의 성과를 연맹 이외의 개인 및 단체에 유출하는 것이 얼마나 큰 문제인지 몰랐다. 연맹법의 존재 자체는 얼핏 들어서 알고 있었지만, 그 무게를 정확히 알지 못 했고, 그녀는 그저 연구소의 불문율 중 하나라고 생각하며, 자신의 방정식을 통해 얻어낸 결과를 알리는 정도라고 생각했다.

그러는 사이에 노타가 카페에 도착했고.

"큘리! 잘 지냈..."

그녀는 반갑게 인사하려다가 한껏 긴장한 세네큘라의 얼굴을 보고는 걱정한다.

"세네큘라, 얼굴이 안 좋아. 도대체 어떤 일인 거야?"

"어어... 노타, 왔구나, 앉아봐. 일단 이 서류부터 받고, 지금부터 내가 하는 말 잘 들어."

세네큘라는 노타에게 감마선 폭발의 가능성과 가능성이 현실로 이어졌을 때 맞이할 종말에 대한 설명을 해주고, 노타는 능숙하게 노트북을 열어 모든 정보를 자세히 기록한다.

"이 정도의 규모와 심각성이라면 부장인 나 혼자서 결정할 수 있는 게 아냐. 국장님께 보고 및 승인받은 후 대대적으로 기사를 낼게. 당연히 승인해 주실 거야."

세네큘라에게 모든 내용을 전달받은 노타는 심각성을 이해했고 대서특필하기 위해 수브이 에어로크 지점으로 돌아간다.

"큘리, 이런 상황에서 어렵겠지만, 휴식이 필요해 보여. 이 뒤는 나한테 맡기고 일단 좀 푹 쉬어. 알겠지?"

노타는 회사에 도착하자마자 면담을 예약하기 위해, 바로 국장실로 올라가려다 멈칫하더니.

'잠깐...'

발길을 돌려 복사실로 향한다.

복사한 자료의 사본을 가방에 넣고 나서, 원본을 손에 들고는 다시 국장실로 향한다.

"노타 무카에온씨? 바로 들어오셔도 된다고 하십니다."

다행히 국장은 국장실에 있었고 면담을 위한 잠깐의 시간이 있었다.

안내를 해준 비서 옆을 지나서 국장실 문을 열고 들어가자, 미팅을 위해 어디론가 가야 하는지, 접객용 대형 테이블 위에는 준비된 캐리어와 서류 가방이 있었고, 정갈하고 고급스러운 원목 테이블 너머로 수브이의 국장, 우에아디 오아키브(Ueadi Oaqib)가 전신 거울을 보며 정장의 옷매무새를 정리하고 있었다.

"들어오세요. 제게 할 말이 있다고요?"

"안녕하세요. 국장님, 이걸 봐주시겠어요?"

노타는 서류 원본을 그의 원목 테이블 위에 올려놓는다. 서류를 읽기 시작한 그는 이내 표정이 심각해지더니, 비서에게 전화를 걸어 다음 스케줄을 취소한다.

"노타... 무카에온씨? 앉으시죠. 좀 더 자세히 들려주겠어요?"

노타는 노트북을 꺼내 정리한 기록을 보여주고 읽으며, 세네큘라에게 들은 모든 내용을 전달한다. 모든 내용을 전달받은 우에아디는 여러 생각이 들었다.

"시무스 연구소 직원에게서 직접 전달 받은 것이라고요. 이 정도 내용이라면 아마 기밀일 겁니다. 어째서 당신에게 유출했는지 잘 모르겠지만... 한 편으로는 알겠네요."

우에아디는 고민한다.

"침묵하기에는 너무나도 큰 사실이긴 하지만, 그렇다고 이걸 기사로 쓰게 되면, 여러 문제가 생길 텐데..."

기사 작성 및 언론 보도의 허가가 당연히 날 줄 알았던 노타는, 고민하는 우에아디에게 어이가 없다는 듯, 넌지시 묻는다.

"지금 인류가 종말 위기에 처했는데... 모든 사람들이 죽게 생겼는데, 대체 어떤 고민을 하시는 건가요. 당연히 모두가 알아야 할 사실 아닙니까."

우에아디는 난처해하며 대답한다.

"맞아요, 우리 언론인은 모든 사람에게 사실을 전달해야 할 의무가 있죠. 하지만 그 사실이 사회를 무너뜨릴 정도라면... 당신도 느끼겠지만, 이 내용이 퍼진다면 큰 혼란이 생길 거예요."

그녀는 그의 말을 부정하고 싶었지만, 일리 있는 말에 어느 정도 납득하며 흥분을 가라앉히고 고개를 옆으로 살짝 돌린다.

"적어도 저는 그렇게 생각하기 때문에, 그걸 알면서도 무책임하게 행동할 수는 없습니다. 그리고 토파이오에서 당신에게 이 정보를 준 시무스 연구원과 당신에게 책임을 물을 수도 있어요."

필요했던 짧지 않은 침묵이 흘렀다.

"무카에온씨, 제가 연맹장님께 직접 보고한 후 결정하겠습니다. 그전까지는 이와 관련된 어떠한 내용도 절대 기사로 작성하거나 보도하면 안 됩니다."

우에아디는 눈을 감으며 손등을 미간에 갖다 대더니 한마디 더 보탠다.

"노파심일 수도 있겠습니다만... 감히 말씀드리면, 보도하지 않는 것뿐만 아니라 누구에게도 말하지 말고 함구하시는 편이 좋을 것 같아요."

"... 알겠습니다."

노타는 마지못해 대답한 후 원본 자료를 책상 위에 둔 채 국장실에서 나온다.

그녀가 떠난 후, 우에아디는 피아톤에게 연락한다.

"안녕하십니까. 연맹장님, 우에아디 오아키브입니다. 드릴 말씀이 있습니다..."

그는 연맹장에게 중요한 내용을 간략히 전달한다.

"그런 말도 안 되는... 아무래도 통화보단 직접 마주 보고 대화하는 편이 좋을 것 같네. 우에아디, 자네가 받았다는 서류와 함께 가능한 한 빨리 토파이오 에어로크 본부로 바로 와주게. 그리고 자네야 잘 알고 있겠지만, 이 내용은 절대 외부에 발설돼서는 안 되네. 종말 전에 전쟁이 일어날 테니... 알려줘서 고맙네."

통화를 마친 피아톤은 질끈 잡았던 수화기를 내려놓았고, 우에아디는 모든 스케줄을 취소한 후 토파이오 에어로크 본부로 곧장 향했다.

피아톤의 집무실에 도착한 우에아디는 피아톤에게 서류 가방에서 꺼낸 서류부터 건네고, 이야기를 시작하려 하는데, 피아톤의 비서를 의식한다. 이를 눈치챈 피아톤이 안심시킨다.

"아, 처음 보겠군. 이 자는 이번에 새로 선발된 내 1급 비서야. 어떠한 내용도 외부에 발설하지 않고, 비밀을 철저하게 지키는, 자네처럼 내가 믿을 수 있는 사람 중 하나라네."

피아톤에게 안전을 확인받은 우에아디는 노타에게 받은 모든 서류와 내용을 전달한다.

"그렇단 말이지, 시무스 연구소... 내가 텔레스트를 만나, 직접 물어보겠네."

우에아디가 돌아가고, 피아톤은 1급 비서에게 임무를 준다.

"모든 수단과 방법을 동원해서, 이 내용을 알고 있는 모든 사람들을 샅샅이 찾게. 그리고 그럴 일 없길 바라지만, 무력을 써서라도... 데려오게."

그리고 밖에 대기 중이던 2급 비서 중 한 명을 호출한다.

"시무스 연구소로 가야겠네. 시간이 촉박하니 날 것으로 준비하지."

"네, 바로 준비하겠습니다."

2급 비서는 사무실을 나가면서, 우에아디가 도착하기 전에 사무실 문의 안쪽 장식 사이에 부착해 놓았던 초소형 도청기를 익숙하게 회수해 간다. 그녀는 알도르프의 스파이었고, 도청 정보를 자국으로 보낸다.

이를 모르는 피아톤은 우에아디에게 전달받은 내용으로 머릿속이 복잡해진다.

'텔레스트, 비밀로 지키고 싶었던 마음은 알겠으나, 내게 직접 말해줬을 수도 있었을 텐데...'

시무스 연구소 옥상의 헬리포트에 도착한 3대의 헬리콥터에서 피아톤과 10명의 경호원이 내린다.

"나는 토파이오 국제 연맹장 피아톤 에니아포라네. 텔레스트를 만나러 왔는데, 텔레스트의 개인 연구실의 위치가 여전히 37층이 맞는가?"

시무스 연구소의 헬리포트 관리인은 피아톤의 풍채에 압도되었는지, 살짝 겁에 질린 채 대답한다.

"네... 맞습니다."

내부로 진입하려는 피아톤이 경호원들에게 말한다.

"다른 사람들을 놀라게 하고 싶지 않으니 3명만 나와 동행하지."

37층에 도착한 엘리베이터, 피아톤은 성큼성큼 텔레스트의 개인 연구실로 향한다. 코너를 돌아가니 저기 통유리창을 넘어서 텔레스트가 보인다. 텔레스트 또한 피아톤을 마주했고 그는 기색을 감추려 노력했지만.

"아... 에니아포 연맹장님, 연락도 없이, 오셨군요..."

숨길 수는 없었다.

"자네와 해야 할 이야기가 많아, 자리를 옮기지."

피아톤이 손짓하자, 그녀의 경호원 두 명이 나와 텔레스트의 팔 한 쪽씩 붙잡아 연행한다.

"연맹장님? 연맹장님, 어디로, 어디로 가는 겁니까?"

"내가 알게 된 정보가 있고, 그 정보가 사실인지 확인하러 왔는데... 자네를 직접 보니 그럴 필요가 없게 됐어."

피아톤은 붙잡혀 있는 텔레스트에게 가까이 다가가 눈을 쏘아보며, 강압적인 말투로 속삭인다.

"당연히 알고 있겠지, 네마가 토파이오에 정보를 은폐하면 어떻게 되는지. 경우에 따라서는 시무스 연구소는 해체되고, 자네는 네마 자격이 박탈되면서 범죄자가 될 수도 있어."

텔레스트는 아무 말도 못 하고 피아톤의 눈을 피할 뿐이다.

"그러니 협조 부탁하네."

피아톤은 텔레스트를 데리고 에어로크 본부로 돌아온 후, 본부의 호텔 중 가장 쾌적한 곳으로 데려갔다. 넓고 안락하며 화려하고 세련된 5성급 호텔 거실에는 검은 정장을 입은 사람들이 취조할 준비를 하고 있었다. 그들 중 몇몇은 1인용 소파를 거실 가운데로 옮기고, 연행된 텔레스트를 인계받아 앉혔다. 이후 피아톤이 들어오면서 식탁용 의자 하나를 들어 텔레스트 앞에 놓은 후 의자에 앉는다.

"지금부터 자네 입으로 모든 내용에 대해 자세히 듣게 되겠지만, 일단... 중요한 내용부터 시작하지. 우리에게, 인류에게 시간이 없다더군. 자네 계산에 따르면 남은 시간이..."

피아톤은 스마트폰으로 날짜를 계산한다.

약 178일, 6개월도 채 남지 않았군, 내 말이 맞는가?"

텔레스트는 말없이 고개를 끄덕인다.

"재앙의 심각성은 충분히 전해 들었어. 6개월 후의 재앙을 받아내고도, 6년 이후에 단 한 명의... 아니 두 명은 되어야겠지. 6년 이후에 두 명의 생존자라도 남길 수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선방이라는 생각이 들 정도야. 어쩌면, 현재 인류로는 이 거대한 재앙에 의미 있는 대응을 하는 것 자체가 불가능한 일일 수도 있겠지."

피아톤은 고개를 살짝 꺾어, 텔레스트를 비스듬히 들여다보며, 이어 말한다.

"그렇다고 손발 내려놓고 가만히 받아들이기만 할 생각은 추호도 없네. 의미가 있는지 없는지는 미래에 확인하면 되는 일이고,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는 온 힘을 다해 버텨낼 뿐이야. 가능한 많은 생존자를 남길 수 있는 최선책을 모색할 걸세."

피아톤이 자리에서 일어나며 이어 말한다.

"이곳은 에어로크 본부에서 가장 좋은 등급의 호텔이고, 앞으로 자네가 지내게 될 곳이야."

텔레스트가 화들짝 놀라며 피아톤을 올려본다. 하지만 피아톤은 개의치 않고, 이어서 말한다.

"자네의 안전을 위해 24시간 경호원을 붙여 놓을 것이고, 적절한 명령이라면 이들은 뭐든지 따라줄 거야. 먹고 싶은 음식을 말해주면 주방장이 자네를 위해 음식을 만들어 줄 거라네. 혹시 지금 배가 고픈가?"

패닉 직전의 텔레스트가 피아톤에게 묻는다.

"언, 언제까지 이곳에 있어야 하는 겁니까?"

"그거야... 텔레스트, 자네가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달라지겠지."

피아톤은 자리를 뜬 뒤 스위트 룸의 문이 닫히고 닫힌 문의 앞뒤로 경호원이 둘씩 붙는다. 방을 나가며 피아톤은 생각한다.

'잘난 듯이 말해놨지만, 사실 희망을 찾기는 어려워... 전례없는 긴급 상황이다. 마음 같아서는 모든 국가에 공표하고 모든 네마를 호출해서, 이 대재앙에 대한 대비책을 세우고,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싶지만... 무작정 알렸다가는 국가 간의 전쟁과 국가의 체제가 붕괴되는 것은 불가피해. 이대로면 인류는 또다시 분열될 거야, 마키스... 팀 파렐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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