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네마 Nema / No.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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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ODD

이제 곧 24시간이 다 되어간다. 텔레스트가 감금된 호텔방에서 그의 취조 내용을 살피던 중, 손목시계를 확인하는 피아톤. 마키스에게 명령한 지 24시간이 다 되어가지만, 아무래도 그는 그녀의 지시를 따르지 않는 듯하다. 마키스에게 통화를 시도하지만, 받지 않는다. 피아톤은 화가 좀 섞인 목소리로 자신의 비서에게 새로운 임무를 지시한다.

"현시간 부로 연맹법을 위반한 마키스 아크멕을 체포한다."

옆에서 이 말을 들은 텔레스트가 놀라 피아톤을 쳐다본다.

"매우 위험한 인물이니, 연맹군을 동원하여 아르티아 연구소를 포위하고, 아르티아 연구소로 이어지는 모든 전력과 네트워크를 차단..."

듣다 못 한 텔레스트가 끼어든다.

"에니아포 연맹장님, 억지로 아르티아 연구소의 전력과 네트워크를 차단한다면, 팀 파렐에 심각한 오류가 생길 수 있어, 지금 인류에게 가장 필요한 도구를 잃게 될 수도 있습니다."

"지금 그 도구를 내놓지 않으니 문제인 게 아닌가."

"지금까지 마키스는 상상 이상의 해답을 찾아 많은 문제를 해결하고 더 나은 미래를 만들어 오지 않았습니까? 저는 마키스를 믿습니다. 분명히 이러는 이유가 있을 겁니다. 9일... 아니, 8일만 기다려주시지 않겠습니까?"

피아톤이 텔레스트를 응시한다.

"자네, 마키스에게 어떤 연락을 받았었나 보군."

피아톤이 자리에서 일어나 텔레스트의 주위를 천천히 거닐며 말한다.

"9일? 8일? 자네가 정보를 은폐하는 연맹법 위반 행동을 했기 때문에 낭비된 시간이 4개월을 훌쩍 넘어!"

앉아 있는 텔레스트의 뒤에서 그의 어깨를 부드럽지만 강하게 짓누르며 그녀가 말한다.

"나서지 말게."

그리고 그녀는 비서들에게 다시 명령을 지시했고, 1시간도 걸리지 않아, 아르티아 연구소 주변에는 상당한 수의 연맹군이 포진되었다. 다만, 아르티아 연구소는 모든 것이 지하에 있어서, 언뜻 보기에는 이 수많은 연맹군이 평범한 9층 건물을 포위한 듯한 모습으로 비춰져, 이상해 보이기도 했다. 주변의 모든 상가는 문을 닫고 도로는 봉쇄되며 사람들이 접근하지 못 하도록 통제했다. 작전이 생각처럼 순탄하게 진행되지 않자, 피아톤은 상황을 파악하기 위해서 아르티아 연구소로 직접 갔다.

현장에 도착한 피아톤이 작전 지휘관에게 묻는다.

"뭐가 문제지?"

"아, 연맹장님, 오셨습니까. 다름 아니라 아르티아 연구소 내부로 공급되는 주요 배선과 배관들은 지하 10m 이상의 깊은 곳에 묻혀있는데, 문제는 이곳이 도심 한복판이어서 무작정 땅을 파내다가는 지면이 붕괴될 위험과 함께 다른 주요 시설들의 배선과 배관까지 피해가 갈 가능성이 높습니다. 또한, 아르티아 연구소의 자원 공급 순위는 도시에서 최우선 대상으로 설계되었기 때문에 공급되는 자원을 끊기 위해서는 도시 전체의 자원 생산 및 공급을 중단해야합니다."

"..."

피아톤이 군용 차량 위에 놓여져 있는 확성기를 집어 든다.

"마키스, 여기 주변의 카메라와 마이크를 해킹해서, 내 모습을 보고 내 말을 듣고 있는 것 알고 있다네. 마지막으로 경고하지. 5분 내로 밖에 나오지 않는다면, 토파이오가 보유한 가장 강력한 지향성 EMP(전자기 펄스)를 자네 연구소 바로 위에서 쏴주겠어. 팀 파렐을 내놓지 않겠다면, 없애버릴 수밖에."

연맹군은 주변 건물들을 피해 아르티아 연구소와 최대한 가까운 위치의 대각선 위에서, 지향성 EMP 기계를 연구소를 바라보도록 대각선 아래를 향해 설치한다.

"2분 남았네."

헬리콥터 소리가 들린다.

"1분."

아르티아 연구소 위에 위치한, 상가 9층 건물의 옥상에 착륙한 헬리콥터.

"10초, 9, 8..."

이때 상가 건물의 1층 문을 열고 누군가 나온다.

플로메한이었다.

"피아톤, 아니 연맹장님이지... 아무튼, 그만 멈추지 않겠습니까."

마키스는 텔레스트뿐만 아니라 플로메한에게도 피아톤을 설득시켜달라는 도움을 요청했었다.

"플로메한 시나코프... 알도르프에 있는 줄 알았는데, 여기까지 무슨 일이신지?"

"내 귀여운 후배 얼굴 한 번 보려고 왔더니만... 이 흉측한 기계들은 뭡니까."

플로메한은 자신이 디자인하고 오르피트 기업에서 제작한, 지향성 EMP 기계를 몇 번 조작하더니, 기계는 순식간에 힘없이 꺼진다.

"이런 곳에 사용하시라고 지원 드린 기계가 아닐 텐데요."

"그는 범인류적 피해를 끼칠 수도 있는 위협을 은폐했고, 네마임에도 불구하고 비상사태를 등한시했습니다. 따라서 연맹장의 권한으로 마키스 아크멕의 네마 자격은 박탈되고, 범죄자로서 취급할 생각입니다."

"미래를 위해서 불가능과 싸워가는 젊은이를 위해, 8일 정도의 시간은 줄 수 있지 않습니까?"

텔레스트가 했던 말과 똑같은 말을 반복해서 듣게 되자 피아톤은 분노로 왼쪽 눈의 주름이 순간 강하게 일그러졌다.

"아, 그리고 전에 말씀 나눴던, 건설해야 할 지하 도시에 대해 계획을 세워왔는데, 한 번 보시겠..."

"우리 모두 미래를 위해 시간과 싸우고 있습니다. 피 같이 소중한 8일을 낭비할 수는 없죠."

이후, 피아톤은 플로메한이 말했던 "아, 그리고"를 빈정대며 따라 한다.

"아, 그리고 지하 도시에 대한 계획은 마키스를 끌어낸 후에 같이 보도록 하죠."

피아톤이 말을 끝내고 확성기를 입으로 가져가려 하자, 플로메한이 도발한다.

"그렇게 말씀하신다면... 연맹장님, 기억하십니까? 당신이 국제 연맹장으로 취임했을 때..."

플로메한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피아톤은 확성기를 바닥에 집어 던져 박살 내며, 위협적으로 플로메한에게 다가가 눈을 부라리며 속삭인다.

"이미 다 끝난 일... 뒤집어 놓을 셈이야?"

플로메한이 여유롭게 웃으며 받아친다.

"허허, 뒤집힐지 어떨지는 자네의 선택에 달린 것 같은데?"

피아톤은 순간 터질 듯한 분노로 차오르다가, 이내 이성을 찾고 감정을 집어삼켜 잠재운다.

"... 이후, 단 한 번이라도 그 이야기를 다시 꺼낸다면, 그땐... 내가 먼저 뒤집어버리겠어."

피아톤은 몇 분간의 고민 후, 결국 작전 지휘관에게 모든 연맹군의 철수 명령을 내리고 돌아갔다.

모든 연맹군이 철수한 후, 플로메한이 닫혀 있는 1층 카페의 유리문을 가볍게 두드리고 잠시 기다리자, 가게 내부 깊숙이 숨어있던 카페의 점원이 슬며시 나온다.

"아가씨, 에스프레소 한 잔 마실 수 있을까요?"

한편, 여기는 시무스 연구소. 세네큘라는 확신할 수 없었지만, 직감했다. 자신이 정보를 유출했기 때문에 그가 연행됐다는 것을. 이는 곧 스스로에 대한 분노로 번졌다.

그녀는 모든 것이 자신의 잘못이라고 말할 셈으로, 무작정 피아톤을 찾기로 한다. 자택에서 나와 시무스 연구소로 향하는 길, 연맹장 비서실에 연락하려고 하는 순간, 검은색 리무진 SUV 3대가 그녀의 앞을 가로막고, 검은 정장을 입은 세 명의 사람이 내린다.

"국제 연맹장님께서 모셔 오라고 하셨습니다."

그들 중 한 명은 조수석 뒷자리의 문을 열어주며, 정중하지만 강압이 묻어나는 몸짓으로 차에 탈 것을 권한다. 세네큘라는 조금 겁이 났지만, 차라리 잘 됐다고 생각하며 발을 옮긴다. 그들은 납치라기엔 너무나 정중하고 친절하게 세네큘라를 피아톤 사무실까지 모셔갔다.

아르티아 연구소에서 돌아온 피아톤은 플로메한 때문인지 지쳐 보였다.

"아, 자네가 세네큘라 알리토브레, 그래, 자네가 여기에 왜 왔는지 알고 있겠지?"

"연맹장님, 레오겔님은 아무 잘못 없습니다. 정보를 유출한 사람은 저입니다."

"자네 아무것도 모르는구만, 자네가 정보를 유출했다는 것도 큰 범죄이지만, 그 정보를 은폐한 것 또한 큰 범죄야. 결국 텔레스트와 자네 모두, 네마와 프르소 자격을 박탈당하고 범죄자가 되야 마땅하지만..."

피아톤은 눈을 감고 체념한 듯 말한다.

"네마와 상위 프르소 하나하나의 인력이 절실한 지금은 잘잘못을 심판하고 벌을 주는 것은... 사소하지. 자네도 텔레스트와 함께 감마선 폭발의 분석을 맡아, 인류의 눈이 되어주게. 일단, 감금... 이긴하나, 종말이 오기 전, 가장 먼저 완공되는 지하 도시에 자네와 자네 가족의 자리를 마련할 것을 약속하겠네."

세네큘라는 텔레스트와 같이 감금되는 것에 내심 기뻤다. 피아톤은 세네큘라를 텔레스트가 있는 VVIP 스위트 룸으로 데려갔고, 겹겹이 경계 중인 여러 경호원들 사이에 텔레스트가 감마선 폭발을 분석 중이었다.

세네큘라는 텔레스트를 보자마자, 안도하며 안기러 달려가다가, 그의 표정을 보고는 서서히 멈추어 선다. 텔레스트는 세네큘라를 보더니 눈빛과 표정으로 그녀에게 실망했음을 전한다.

"세네큘라... 왜 그런 거야, 왜... 네가 모든 것을 망쳤어."

"네? 저는... 소장님께서 힘들어 하시니까... 저도 의지가 무너지고 속이 문드러지게 힘들었어요. 소장님도 마음 속 깊은 곳에서는 이 사실을 알려야 한다고 생각하셨잖아요."

"내가 너한테 힘들다고, 도와달라고 말한 적이 있었던가?... 어떠한 이유로도 네가 한 짓은, 절대 해서는 안 될 행동이었어."

세네큘라의 감정이, 텔레스트에 대한 걱정이 분노로 변한다.

"애초에 지금 소장님 앞에 있는 모든 데이터는 제 방정식으로 발견해 낸 제 성과입니다. 인류를 종말 시킬 위협을 찾아낸 성과를 어떠한 이유도, 말씀도 없이 몇 개월이 지나도록 그저 함구하라는 지시가 터무니없던 것 아닙니까?"

"이 방정식이 쓸모 있는 이유는 엉터리였던 네 방정식을 내가 개선시켰기 때문이다. 앞으로 사회가 혼란에 빠지고 전쟁이 일어난다면 그건... 너로부터 시작된 거다."

"아니요. 소장님이 더 빨리 알리지 않고 시간을 지체했기 때문에 혼란이 가중된 겁니다."

피아톤이 둘의 싸움을 중재시킨다.

"그만하지. 아무래도 서로 다른 방에서 연구를 진행하는 게 좋겠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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