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의 나를 설명하는 여러 키워드가 있겠지만, 그중 하나로 오만.
나는 오만했었다, 그것도 굉장히.
난 인간을 뛰어넘고 싶었다.
스스로 신이 되려 했다.
나는 모든 종교를 무시했다.
그들을 바보 취급했었다.
그들의 믿음이 헛된 것이라고 치부했다.
그랬었다.
그랬던 나였지만, 점점 늘어가는 나이 탓인지, 요즘 생각이 바뀌었다.
종교를 믿어볼까 한다.
어느 종교를 믿을지는 미정이지만.
그 절대적인 존재를 향한 압도적인 믿음에서 우러나는 평온함이 따뜻해 보였다.
그분을 믿음으로써 생성되는 절대적 존재와의 유대.
아, 절대 인식할 수 없을 그 분의 존재는 나와 같은 믿음을 가진 자들로부터 피어날 테니.
나약한 인간과는 다를, 절대 흔들리지 않을 그 분의 가호.
단단하고 따듯할 그 분의 날개, 그 품속에 안길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