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보는 이 몇이나 된다고, 너무 많은 눈치를 보며 살아왔습니다. 그중에서도 특히 이래도 되는지 저래도 되는지 가장 많은 눈치를 본 대상은 나, 스스로였습니다. 나는 내 일거수일투족을 감시하며 끊임없이 참견했습니다. 이제와서 돌이켜 보면 원했던 목표가 잘못되었던 것인지, 얻기 위해 시도했던 노력이 잘못되었던 것인지, 어쩌면 노력은 처음부터 의미 없었던 것일 수도.
내가 원했던 목표는 나 따위가 고개를 올려봤자 볼 수도 없을 정도로 높은 곳에 있었습니다. 가장 높은 곳으로 올라가, 모든 것을 꿰뚫어 보고 싶었습니다. 내가 가고 싶은 곳으로 가기 위해서는 걸음과 달리기를 넘어선 비행이 필요했지만, 정작 나는 기어다니고 있었죠. 내가 기어가야 할 앞길은 무시한 채, 하늘만 바라왔고 그곳에서 비행하는 그들과 분수 넘치는 비교를 시작했습니다. 비교하면 할수록 나는 내가 기어다닌다는 것에 대해 부끄러워했고 차라리 죽은 척, 가만히 그저 가만히 있었습니다. 머리로는 알지만, 결과를 내기 위해서 과정이 존재할 수밖에 없다는 것을 알지만, 나는 다를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남들이 얼굴까지 사용하며 바닥을 기고, 바닥을 짚고 일어났다가 넘어져 가며 걸음을 배워갈 때, 내색하진 않았지만 속으로 그들을 폄하했습니다. 남들이 걸음에 익숙해져 달리기 시작하고, 날개를 만들기 위한 재료를 찾기 위해 동분서주 뛰어다닐 때, 내색하진 않았지만 속으로 그들을 질투했습니다.
나는 어떠한 과정도 받아들이지 못한 채, 즉시 비행을 하고 싶었습니다. 그러다가 날개가 없어도 바람을 타고 하늘을 날 수 있을 것 같았고 이미 어그러진 내 사고방식이 내놓은 답은 거추장스러운 신체가 나를 방해한다는 것이었습니다. 나는 바람이라는 요행에 모든 것을 맡겼던 것 같습니다. 그렇게 쓸모없다고 생각되는 신체를 조각조각 하나씩 잘라냅니다. 걷지도 못하는데 다리를 잘라냅시다. 아직 무겁습니다. 기어다닐 일도 없을 테니 팔을 잘라냅시다. 아직 무겁습니다. 어차피 필요한 것들은 전부 목 위에 있으니 몸통을 잘라냅시다. 이제 가볍습니다. 이 정도라면 하늘을 날 수 있겠습니다. 그렇게 하늘로 올라갔는데, 그곳에는 아무도 없었습니다. 어디를 둘러봐도 나 하나밖에 없습니다. 아, 그제야 후회하며 조각난 시체를 붙여보려 합니다만, 그게 가능할 리가 없죠. 나는 이렇게나 부족하고 부족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