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연적 혼자의 시대』가 던지는 불편하지만 피할 수 없는 질문
우리는 여전히 말한다.
결혼은 선택이고, 가족은 자연스럽다고.
하지만 정말 그럴까?
김수영의 『필연적 혼자의 시대』는
1인가구 증가를 개인의 취향이나 세대 성향으로 보지 않는다.
이 책이 던지는 결론은 단순하다.
� 혼자는 선택이 아니라 구조의 결과라는 것.
구조가 먼저 움직였다
책은 단호하다.
1인가구 증가는 “마음의 변화”가 아니라 판의 이동이다.
불안정한 노동시장
일 중심의 삶
주거비 폭등
미래를 책임지지 않는 제도
이 조건들이 먼저 자리 잡았고,
개인의 삶은 그 위에 조정되었을 뿐이다.
결혼을 안 해서 일이 중심이 된 게 아니다.
일이 중심이 될 수밖에 없는 사회가
결혼을 밀어냈다.
오늘의 청년 세대는
“언젠가 결혼하겠지”라는 유예 상태로 살지 않는다.
이들은 처음부터
혼자 살 가능성을 전제로
노후를 상상하고
현재의 소비와 시간을 배치한다
이건 개인주의가 아니다.
현실 인식 능력이다.
국가가 책임지지 않은 미래를
개인이 먼저 계산해버린 결과다.
책의 가장 날카로운 지점 중 하나다.
1인가구가 돈으로 사는 건
삶의 질이 아니라 편리함이다.
배달음식
간편식
세탁·정리 대행
각종 플랫폼 서비스
이들은 시간을 절약해주지만
그 시간은 다시 노동으로 흡수된다.
그래서 더 벌고 더 쓰는데
여유는 생기지 않는다.
� 돈은 늘었는데
삶은 돌보지 못하는 구조.
좁은 집은 좁은 관계를 만든다
책은 주거 문제를
감정이 아니라 구조로 다룬다.
원룸·고시원에서는
요리가 자라지 않고
사람을 부르기 어렵고
살림이 확장되지 않는다
그래서 저자는 말한다.
� 1인가구에게 투룸은 사치가 아니라
인간다운 삶의 최소 조건이라고.
공간이 바뀌지 않으면
삶도 바뀌지 않는다.
기술은 발전할 것이다.
AI, 로봇, 새로운 관계 모델도 등장할 것이다.
문제는 그 전까지의 시간이다.
사회는 아직 옛 제도에 머물러 있고
삶의 형태는 이미 바뀌어버렸다.
이 불균형의 ‘사이’에서
누군가는 조용히, 이유도 모른 채 다친다.
지금의 1인가구가 바로 그렇다.
『필연적 혼자의 시대』는
비혼을 미화하지도, 가족을 부정하지도 않는다.
다만 분명히 말한다.
이 고립은 개인의 실패가 아니다.
이름 붙이지 않은 삶을
사회가 방치한 결과다.
가시화되지 않으면
정책도 없다.
지원도 없다.
이 책은
‘혼자 사는 사람들’을
처음으로 사회적 주체로 호출한다.
그것만으로도
이 책은 충분히 읽을 가치가 있다.